한 · 중 · 일 3국이 상호 학점 인정 등을 통해 대학생을 교류하는 '아시아판 에라스무스 프로그램'을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한 · 중 · 일 3국 정상은 지난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3국 정상회담에서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가 제안한 3국 대학생 교류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외교소식통들이 전했다.

3국이 모델로 삼고 있는 '에라스무스 프로그램'은 상호 학점 인정과 공동 커리큘럼 개발을 통해 유럽연합(EU) 회원국 내 대학생 150만명이 역내 타 국가에서 수업을 들으며 학점을 얻을 수 있는 학생교류 프로그램이다.

3국은 교류협력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학점교류를 추진할 '한 · 중 · 일 고등교육 교류협력위원회'를 조만간 구성,이르면 내년 초부터 본격 가동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가 '캠퍼스 아시아(Campus Asia)'라는 명칭을 붙인 이 프로그램에는 대학 간 학점교류,공동학위 수여,학생 · 교직원 교류 등 다양한 대학교류 방안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한 학기는 베이징대,다른 학기는 도쿄대에서 수강해 얻은 학점으로 국내에서 졸업이 가능해지는 등 '국경 없는 캠퍼스'가 현실화될 전망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교육부를 중심으로 유럽연합의 '에라스무스 프로그램'을 모델로 하는 3국 중심의 독자 프로그램을 검토 중"이라며 "한 · 중 · 일 대학생의 이동성을 증대함으로써 아시아 대학의 경쟁력 강화와 인력 양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초 학생교류와 관련해 일본 측은 한 · 일 간 협력을 제안했으나 한국 측이 한 · 중 · 일 3국 간 협력을 주장,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