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직원들까지 1인당 한 대의 컴퓨터를 지급한다고 해도 인원은 고작 254명 늘었는데 컴퓨터는 1306대나 늘었다. 재고가 없다면 나머지 컴퓨터는 다 어디있나. "

국회 농림수산식품위 소속 황영철 한나라당 의원(사진)은 '농수산위의 탐정'으로 통한다. 그만큼 철저한 자료 분석과 현장 실사를 통해 빠져나갈 수 없는 '논리의 사슬'을 만들어 피감기관들이 진땀을 흘리게 만들곤 한다.

농촌 출신 의원들이 선호하는 상임위의 특성상 나이가 지긋한 의원들이 주를 이루는 농수산위에서 황 의원은 같은당 조진래 의원과 함께 65년생으로 가장 젊다. 상임위의 '젊은 피'답게 황 의원은 수치와 자료에 근거한 질의를 선호한다. 황 의원은 12일 농어촌공사 국정감사에서 연도별 임직원 증감 현황과 농어촌공사의 컴퓨터(데스크톱)구입 실적 및 폐기 실적을 정밀 분석한 결과,1000여대가 넘는 컴퓨터가 감쪽같이 사라진 사실을 찾아냈다.

황 의원은 또 수자원공사가 농어촌공사와 계약을 맺어 1996년부터 3년 단위로 아산호에서 용수를 공급받고 있는데 수공이 이를 근처 중남공단에 비싼 값에 팔아 차익을 남기고 있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황 의원은 농어촌공사가 수공에 공급하는 원수 단가는 ㎥당 47.93원에 불과한데,수자원공사가 중남공단에 공급하는 침전수 가격은 ㎥당 289.3원으로 최근 5년 동안만 165억원의 차액을 남겼다고 주장했다.

황 의원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쌀값 불안정 현상이 보여주듯 주먹구구식 농어촌 행정의 폐해는 결국 농어민의 삶의 질 파탄으로 이어진다"면서 "농수산위 피감기관들도 예측과 통계에 입각한 정확한 행정으로 급변하는 농업환경을 주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구동회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