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무청의 군(軍) 가산점제 추진이 최근 사회적 논란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주요 기업들은 이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11일 산업계에 따르면 대기업들은 대부분 과거와는 다른 사회상을 감안할 때 군 가산점제 도입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현재로선 검토 여부에 대한 언급 자체에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삼성그룹 대표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국방부가 어떤 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태에서 군 가산점제 검토 여부를 말할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최근 남녀평등 추세를 볼 때 도입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도입 자체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삼성전자는 1995년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도입한 새 채용 제도를 실시한 이후 군 가산점 제도를 폐지한 바 있다.

2000년 이전에 이미 군 가산점제를 폐지한 LG전자 역시 "현재로선 검토계획이 없다"고 했고, SK그룹과 GS그룹도 "정부의 방침이 정해지면 그때 가서 검토하겠다"며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여성 고객들이 많은 유통업계는 이 문제를 민감하게 받아들이며 언급 자체를 삼가는 분위기였고, 한진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군 가산점제를 두지 않는) 현 채용 시스템을 계속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입법 여부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포스코는 "(가산점제가) 부활한다면 따를 수밖에 없다.

"면서도 "철강 분야는 여성 인력이 적어 큰 영향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그룹은 "가산점 제도가 부활하면 민간 기업으로서도 채용 시스템 조정을 위해 참고할 만한 사안이 되므로 법 개정 여부에 대해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경제단체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각각 "양성 평등에 관련된 사안이라 거론하기가 난감하다", "논평할 단계가 아니다"며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서울=연합뉴스) taejong7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