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8일 북한이 6자회담으로 복귀해 비가역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할 때까지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874호의 제재는 계속될 것임을 강조했다.

유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정례기자회견을 열고 "대화를 하면서도 제재한다는 '투트랙 어프로치'를 당분간 지속한다는 게 현재 우리의 입장이고 이는 '5자'간에도 공유되고 합의된 입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7월 2일 이후 3개월여 만에 가진 이날 정례기자회견에서 내년 11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유치를 비롯한 그동안의 외교적 성과 및 향후 한.중.일 정상회담을 비롯한 주요 외교 일정도 소상하게 설명했다.

다음은 유 장관과 일문일답 요약
-- 자국의 대북 경제지원이 안보리 결의 위반이 아니라는 중국은 입장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은.
▲ 중국은 안보리 결의 1874호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확인했다.

참고로 안보리 결의는 인도적 지원과 개발협력은 제외하고 있다.

-- 그랜드 바겐에 대한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

▲ 그랜드 바겐은 핵폐기의 핵심부분, 즉 주요부분을 일괄적으로 합의하자는 것이고 이를 이행하는 것은 단계적으로 할 수 밖에 없다.

앞으로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이냐는 5자간 논의를 통해 컨센선스를 이뤄 6자회담에서 북한과 협상할 내용이다.

-- 북.미 양자대화 이후 6자회담에서 그 결과를 추인하는 구도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 그래서 미국이 비핵화의 구체적이고 본질적인 문제는 북한과 양자대화에서 하지 않고 이번에 북.미 접촉을 하더라도 북한을 6자회담에 돌아오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며 그에 대해 아무런 보상이 없다는 것을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6자회담이 북.미 양자 협상의 내용을 단순히 추인하는 것은 미국을 비롯한 5자가 원하지 않고 있고 그러한 과거의 패턴을 바꾸자는 게 5자의 입장이다.

-- 북한이 안보리 결의에 의한 대북제재 완화 또는 해제를 조건으로 6자회담으로 돌아가겠다고 한다면.
▲ 북한이 2차 핵실험까지 한 상황에서 단순히 대화에 복귀한다고 해서 제재를 해제할 수 없다는 게 5자의 동일한 입장이다.

--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태차관보가 다음 주 일본과 중국을 방문하면서 한국에 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 캠벨 차관보가 지난 7월 한국에 왔을 때 중국은 가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

우리와는 지난 7월 방한 때와 기타 여러 외교 경로를 통해 충분한 논의가 있었다.

바빠서 그런지 한국은 아직 온다는 얘기가 없다.

-- 북한이 5㎽ 원자로를 재가동한다는 징후가 있나.

▲ 정보사항이라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 없지만 아직은 그러한 단계는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 조만간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북.미 양자대화에서 어떤 논의가 이뤄지나.

▲ 북한이 보즈워스 대표와 성 김 특사를 초청했고 미국이 북한의 대화 요청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은 이에 응할 경우 6자회담을 대체하는 것으로 비춰질까봐 상당히 많은 고심을 하고 있고 그렇지 않다는 점을 대외적으로 계속 밝히고 있다.

미국은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한다고 해서 반대급부를 제공한다거나 구체적으로 비핵화에 대한 세부 협상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 북핵 관련 최대 화두가 되고 있는 그랜드 바겐을 대통령이 직접 언급함으로써 외교장관이나 고위 당국자들이 외교적 공간에서 융통성을 발휘할 여지가 없다는 지적이 있다.

▲ 북한 핵문제는 한국의 입장에서 가장 우선순위가 있는 현안이다.

이에 대한 중대한 외교정책을 대통령이 제시하는 것은 국제적.국내적 관심을 위해서도 필요하기 때문에 대통령이 제시하는 것은 적절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질문은 정책 제언으로 잘 받아들이겠다.

-- 일본 외상의 '한.중.일 공통 역사교과서' 추진 언급에 대한 정부 입장은.
▲ 한.중.일의 자라는 젊은 세대에게 올바른 역사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한.중.일간 공통의 역사 인식을 마련하고 알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관점에서 높이 평가한다.

장기적 관점에서 제시한 것으로 앞으로 긴밀히 협의해 그런 방향으로 나갈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가겠다.

-- 대북제재는 언제까지 지속되는가.

▲ 대북제재는 제재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북한이 6자회담에 돌아와 진정으로 비핵화를 위한 불가역적인 조치를 하도록 촉구하는데 목적이 있다.

아직 이 같은 제재가 어느 정도의 효과가 있는지 판단하기 이르다.

이 부분에 대해 5자간 조율이 계속 이뤄질 것이다.

-- 북한 컨테이너 압류 관련해서 말씀해달라.
▲ 정보사항이고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확인해주기 어렵다.

다만, 이러한 조치를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의 이행 과정의 하나로 이해해주면 좋겠다.

조만간 관계 당국에서 발표가 있을 것이다.

-- 내일 한.일 정상회담에서 일왕 방한 문제도 의제에 포함되나.

▲ 구체적인 일정을 가지고 협의하는 사안이 아니라서 구체적인 논의는 없을 것이다.

이번에는 하토야마 총리의 첫 해외 양자간 방문이고 정상간 우의 관계를 다지는 목적이 있기 때문에 의제도 그 방향으로 초점이 맞춰졌을 것이다.

-- 일본 납치담당 장관이 김현희의 방일을 추진하겠다고 했는데 정부 입장은.
▲ 아직 구체적인 제안은 받지 않았지만 본인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제의가 오면 본인에게 전달할 것이다.

-- 북한이 6자회담에 돌아오면 제재가 중단 되는가.

▲ 안보리가 결정하는 문제다.

다만, 북한이 비가역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할 때까지 제재는 중단 없이 계속될 것이다.

비가역적인 비핵화 조치가 어느 액션이냐는 것은 5자간 협의를 해 봐야한다.

-- 북.미대화와 관련, 관계국들과 협의 중인 사안이 있는가.

▲ 미.북 접촉이 6자회담을 대체하는 인상을 주도록 하는 북한의 의도에 말려들면 안 된다는 측면에서 여러 가지 접촉의 수준, 장소, 시기, 의제 등에 대해서 5자간 긴밀히 조율하는 과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hyunmin6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