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보험 개혁 완료 후에나 FTA 다뤄질 전망"

한덕수 주미 한국대사는 8일 미국 의회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 문제와 관련, "의료보험 개혁이 마무리된 후 2009년 말에서 2010년 초께 FTA 인준을 위한 기회의 창이 있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 대사는 이날 워싱턴 DC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의 주미대사관에 대한 국정감사 업무보고를 통해 "미국 국내 정치상황으로 보아 의료보험 개혁이 완료된 이후에나 한미 FTA 등 무역 문제가 다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한 대사는 "다만 경제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무역 자유화에 대한 미국 내 지지가 감소돼 있고, 의료보험 개혁 이후에도 기후변화, 금융규제 등 국내 문제가 산적해 있으며, 2010년 11월에 중간선거가 예정돼 있어 무역문제 진전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관련, 한 대사는 미 무역대표부(USTR)가 지난 7월부터 2개월간 한미 FTA에 대한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총 324건의 의견 중 296건(91.6%)이 지지의사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한 대사는 "USTR는 이런 의견 및 한-EU(유럽연합) FTA 내용 등을 검토한 뒤 자동차 등 관심 사항에 대해 우리측과 협의해 나간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한 대사는 이어 "올해 말∼내년 초 인준 기회를 살릴 수 있도록 외교력을 집중, 의료보험 개혁 마무리 직후 미 정부의 국정과제로서 한미 FTA 인준이 포함되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미 의회 내 친무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FTA 인준 촉구 분위기를 조성해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서한 발송, 주요 의원 및 대사 면담 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 한 대사는 "11월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방문을 계기로 한미 FTA 인준 필요성을 집중 부각시키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 내 9개 총영사관과의 공조를 통해 한인 동포들이 소관지역 의원들에게 한미 FTA 지지를 촉구하도록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워싱턴연합뉴스) 황재훈 특파원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