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 2시간50분 만에 해당부대 상황보고"

지난달 6일 발생한 북한의 임진강 황감댐 방류 참사 당시 하류에서 훈련 중이던 전차 1대가 침수됐지만 3시간 가까이 지나서야 해당 전차대대와 상급부대인 여단과 사단 등에 상황이 전파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국방위 소속 김무성(한나라당) 의원이 6일 공개한 사고 당시 피해를 본 전차대대의 상황일지에 따르면 이 대대는 사고가 발생한 지 2시간50분 만인 오전 8시20분에 전차 1대가 침수됐다는 상황을 접수했다.

또 상급부대인 76여단과 26사단 상황일지에는 오전 8시50분과 8시38분에 각각 전차 침수 상황이 접수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김 의원은 "해당 전차부대는 자기 부대의 탱크가 물에 빠져 있는데도 3시간이나 상급부대에 보고를 하지 않았다"며 "탱크 침수를 은폐하려고 일부러 상급부대 보고를 누락한 것이란 의혹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국방부 상황전파 체계도에 따르면 상황 발생 시 즉각 상급부대에 보고해야 하며 긴급 상황은 합참지휘통제실까지 30분 내 보고돼야 한다"고 했다.

김태영 국방장관은 이에 대해 "지휘관들이 현장에서 조치하고 지휘한 뒤 보고하다 보니 지연이 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또 여단의 당시 상황일지는 `차량 3대 침수로 대피불가'라고 적고 있고, 사단 상황일지에는 `전차 1대, 2½t 1대, 4/5t 1대 침수피해'라고 씌어 있어, 애초 군이 전차 1대만 침수됐다고 밝힌 것과 차이를 보였다.

김 의원은 "이상의 합참의장도 청문회 당시 서면답변을 통해 전차 1대 외에 추가 피해가 없다고 답변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합참의장은 "제게 보고된 피해상황은 전차 1대였고 (차량 침수 사실은) 김 의원께서 제기한 뒤에야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전체적인 피해는 전차를 포함해 3대이며, 차량이 바퀴까지 물에 잠겼지만 나중에 무사히 빼내 전차 한 대만 침수된 상황이어서 전차 1대만 피해가 있었다고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 의원은 북한의 도발 유형을 33가지로 분류한 `침투 및 국지도발 유형별 대응조치 매트릭스'라는 위기대응 매뉴얼에 임진강댐 기습 방류도 포함되어 있다며 "실제 이번 방류 시 매뉴얼대로 지켜진 게 얼마나 되느냐"고 추궁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honeyb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