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는 김일성 주석의 유훈

김영일 북한 총리는 핵문제 논의를 위한 양자, 다자 협상에 나설 수 있다고 4일 방북한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에게 밝혔다.

반관영 통신사인 중국신문사는 김영일 총리가 이날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원자바오 총리와 회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핵무기 활동'과 관련해 협상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총리는 "비핵화 실현은 고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라면서 "북한은 다자 및 양자대화를 통해 비핵화 목표를 실현한다는 것을 포기한 적이 없다"고 말하고 "북한은 중국과 이 문제에 대해 긴밀하게 대화하고 협력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원 총리는 "중국은 한반도의 비핵화 목표를 견지한다는 북한의 입장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는 것은 유관 당사국의 이익에도 부합한다"고 말했다.

원 총리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공통적인 인식이자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해 조속한 시일 내에 북한이 협상 테이블에 나올 것을 간접적으로 촉구했다.

양국 총리는 이날 총리회담에서 수교 60주년을 맞은 양국 관계의 과거를 뒤돌아보면서 미래의 더욱 긴밀한 발전을 다짐했다.

회담 후 두 총리는 경제, 무역, 교육, 여행 등의 분야에 관한 양국 협력협정서에 서명했다.

중국신문사는 양국이 국경지역인 압록강변에 새로운 도로와 교량을 건설하는 것에 의견일치를 봤다면서 정식으로 건설 프로젝트를 시작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총리로서는 18년 만에 처음으로 4일 오전 전용기 편으로 방북한 원 총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공항영접 등 극진한 환영 속에 사흘간의 공식 방문에 들어갔다.

원 총리는 5일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하고 북한 핵협상 재개 문제와 중국의 대북 무상원조를 비롯한 북중 간 경제협력 문제 등을 협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징연합뉴스) 홍제성 특파원 j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