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국무총리는 국회 국정감사를 하루 앞둔 4일 "국감에서 국회의원들이 생산적인 대안을 제시하면 국정에 잘 반영해 국가운영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 마련된 정부국감상황실을 방문,국감 준비 현황을 보고받은 뒤 "국감은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따라 국회가 정부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지만 정부는 견제만 당할 게 아니라 국회와 긴밀히 협력해 국가 운영을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총리는 또 "정직과 성실이 최고"라며 "(국회에서) 자료를 달라고 하면 성실히 제공하고 생산적인 정책 대안이 있으면 성실히 국정운영에 반영해 국가운영의 수준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 총리는 지난 3일 추석에 고향을 찾는 대신 서울 용산 철거민 참사 현장을 방문해 눈시울을 붉혔다. 정 총리는 이날 주호영 특임장관 등과 함께 용산 사고현장을 방문해 희생자 유가족들에게 "제 마음 같아서는 총리로 취임한 그날이라도 오고 싶었으나 여러 불가피한 일정들이 있어 이제야 뵙게 됐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다섯 분의 고귀한 생명을 앗아간 불행한 사태가 발생한 지 250여 일이 지나도록 장례조차 치르지 못한 것에 대해 자연인으로서 무한한 애통함과 공직자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통감한다"고 위로했다. 이어 떨리는 목소리로 "사랑하는 가족을 가슴에 묻은 여러분의 심정을 어찌 다 헤아릴 수 있겠느냐"면서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희생자 유족인 권경숙씨는 "아들이 오는 13일 입대하는데 장례라도 무사히 치르고 편안한 마음으로 (군대에) 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하자 정 총리는 "저 역시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내 서민들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유족들께서 저를 믿고 조금만 시간을 달라"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