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8일 치러지는 5개 지역 재선거의 여야 대진표가 사실상 확정됐다. 수도권(안산상록을,수원장안) 충청권(충북 증평 · 진천 · 괴산 · 음성) 영남(양산) 강원(강릉) 등 호남을 제외하고 사실상 전국에서 치러지는 '미니총선'인 만큼 결과는 향후 정국 주도권 확보와 맞물려 있다. 특히 이번 선거는 세종시와 현 정부의 정책기조에 대한 평가와 함께 내년 지방선거의 전초전 성격까지 겹쳐 결과에 따라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내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중 수도권 2곳과 충북이 이번 선거의 관전포인트다.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40%로 오른 가운데 치러지는 선거라 한나라당으로서는 최소한 수도권 2곳 가운데 한 곳은 이겨야 하는 부담이 있다. 민주당은 3곳 중 적어도 두 곳은 건져야 승리했다고 평가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수원 장안은 박찬숙 한나라당 전 의원과 이찬열 민주당 지역위원장 간 '토박이' 대결로 치러진다. 현재는 인지도에서 앞선 박 전 의원이 다소 우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칩거 중이던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이 후보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사실상 대리전을 치르겠다고 나서 각축이 예상된다.

안산 상록을은 안산 시장을 지낸 한나라당 송진섭 후보와 민주당 김영환 후보 간 대결이 예상된다. 김영환 후보는 1일 당내 경선에서 김재목 지역위원장을 10%포인트 앞서 후보로 결정됐다. 다만 지난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나름의 득표력을 과시한 열린우리당 출신 임종인 전 의원이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의 후원을 받고 있는 점이 변수다. 후보 단일화 실패 시 민주당으로서는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민주당이 우세한 지역인 것은 맞지만 송 전 시장이 오랫동안 바닥을 다져온 데다 정치에 관심이 매우 낮은 지역이라는 점에서 당일 투표율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충북 증평 · 진천 · 괴산 · 음성은 민주당 김종률 전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뒤늦게 포함된 지역이다. 세종시 원안 수정문제로 들끓고 있는 충청권의 민심의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관심지역이다. 민주당은 충북 음성출신인 정범구 전 의원을 긴급 투입했다. 아직 후보자를 확정하지 못한 한나라당에 가장 고민이 깊은 지역이다.

한나라당이 우세를 보이고 있는 경남 양산은 여권 내부 교통정리가 관건이다. 박희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다자 간 여론조사에서 30%후반대의 지지율로 1위를 달리고 있으나 지역출신을 선호하는 민심과 김양수 후보의 득표력이 만만치 않아 아직 안심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현재 20% 안팎의 지지율을 얻고 있는 친노인사 출신 민주당 송인배 후보의 막판 득표율도 관전 포인트다. 강릉은 심재엽 후보의 사퇴에 이어 최대 변수였던 최돈웅 전 의원이 권성동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하고 사퇴해 한나라당이 가장 확신하고 있는 지역이다.

김형호/구동회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