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수석, MB방미 수행 포기

이명박 대통령의 지난 20~26일 미국 방문에서 주요수행원 명단에 포함됐던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이 국내에 남았던 것으로 28일 뒤늦게 알려졌다.

당초 박 수석은 이번 방미에서 유엔 기후변화정상회의, 유엔총회 등과 관련해 이 대통령을 보좌한다는 계획이었으나 국내 현안을 처리하느라 청와대 근무 1년 7개월만에 맞은 첫 해외출장 기회를 포기했다는 후문이다.

청와대 한 참모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박 수석은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김성환 외교안보수석 등과 함께 이번 이 대통령의 방미수행단 명단에 올랐다"면서 "그러나 출장 며칠전 이 대통령에게 출장을 가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보고를 받은 뒤 "현안이 많다면 남아서 처리하는 게 맞다"면서 그 자리에서 박 수석의 뜻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박 수석의 출장길을 막은 현안은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쟁점이 됐던 세종시 문제를 비롯해 지난 27일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통신요금 인하 정책방안', 오는 29일로 예정된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안건 등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의 해외출장 수행원에 포함됐던 참모가 실제 출장길에 오르지 못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4월 이 대통령의 태국 방문 당시 이동관 홍보수석(당시 대변인)도 국내 현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이유로 성남 서울공항까지 갔다가 다시 청와대로 돌아왔던 전례가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수석과 이 수석의 `국내 체류'는 형식보다는 실질적인 성과를 중요시하는 이 대통령의 업무스타일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면서 "방미기간 박 수석이 맡은 임무는 김상협 미래비전비서관이 대신 담당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대통령과 주요수행원들은 지난 26일 귀국하는 아시아나항공 특별기내에서 방미성과를 자축하는 간소한 맥주파티를 하면서 `만세삼창'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수행원은 "가장 연장자였던 사공일 G20 기획조정위원장의 제안으로 만세를 불렀다"면서 "이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내년 11월 우리나라에서 개최하는 제5차 G20 정상회의에 대비한 철저한 준비를 지시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