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적십자회 장재언 위원장 "6ㆍ15선언 이행해야"

유종하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26일 남북 이산가족 문제와 관련, "적십자의 사업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인도주의 정신에 입각해 중단없이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며 "이제는 남북이 이산가족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만들어야 할 시기"라고 역설했다.

남측 이산가족 상봉 방문단을 인솔하고 방북한 유 총재는 이날 저녁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에서 단체상봉이 끝난 뒤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북측 주최 환영만찬 답사에서 이같이 말하고 "이번 만남이 한 번에 그치는 만남이 아니라 다시 만남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수 있도록 남북 적십자 관계자 여러분이 함께 노력하여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그는 "이산가족 여러분들의 고통은 우리 민족 모두의 아픔으로, 이는 남과 북의 적십자인들이 합심하여 치유하여야 할 가장 우선적인 인도적 과제"라고 거듭 강조했다.

유 총재는 "남과 북에는 아직도 상봉의 기쁨을 누리지 못한 채 수많은 고령 이산가족들이 돌아가시고 있다"며 "그동안 16차례 대면상봉과 7차례 화상상봉을 통해 남북 이산가족 1만9천960명이 가족상봉을 했지만 아직도 만나지 못하고 상봉의 그날만을 기다리는 수많은 이산가족들을 생각한다면 매우 적은 숫자"라고 지적했다.

이어 유 총재는 만찬장의 이산가족들에게 "오래도록 가슴속 깊은 곳에 사무쳤던 그리움과 여러분들의 한을 2박3일이라는 짧은 시간에 다 씻을 수는 없겠지만 가슴속 응어리를 다 풀어버리고 서로를 위로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북측의 조선적십자회 장재언 위원장은 만찬 환영사를 통해 "반세기 이상 북과 남으로 갈라져 있던 혈육들의 유대가 다시 이어질 수 있는 것은 바로 6.15(공동성명)의 넋인 '우리 민족끼리'의 정신이 살아있기 때문"이라며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의 이행만이 이산가족의 앞날을 보장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세월은 소리없이 가고 산천은 몰라보게 변해도 날이 갈수록 잊을 수 없고 더해만 가는 것이 혈육에 대한 그리움"이라며 "이 마음은 민족의 숙원인 조국통일로 이어져야 하며 이것은 하나의 거센 대하가 되어 그 무엇으로도 가로막을 수 없게 도도히 흘러야 한다"고 밝혔다.

(금강산=공동취재단) 임주영 김승욱 기자 = zoo@yna.co.kr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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