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북한을 방문한 중국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담당 국무위원에게 `관련 문제를 양자ㆍ다자대화를 통해 풀 용의가 있다'고 밝힌 언급과 관련, 6자회담이 재개되고 북미 양자대화가 개시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미국 언론들은 분석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18일자 보도를 통해 "김 위원장의 이번 발언은 최근 북한의 구애공세(charm offensive)로는 가장 중요한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의 언급은 핵문제에 대한 상황반전의 신호로 해석될 수 있고, 6자회담을 재개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 타임스도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면 북미 양자대화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만약 김 위원장의 발언을 계기로 북한이 6자회담으로 복귀하면 북미 양자대화의 길이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 타임스는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의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 초청에 대해 아직 답변을 주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발언을 계기로 한 미국 행정부의 판단 여하에 따라 북미양자대화의 발걸음이 빨리질 수 있다는 해석인 셈이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발언 의도와 향후 움직임에 대해 더욱 신중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함께 개진됐다.

워싱턴 포스트는 "김 위원장의 발언은 북한이 과거 국제적인 안보위기를 조장하고 난 후 몇달 또는 몇년후 그 위기를 해소하면서 국제사회의 원조나 다른 이득을 챙겨왔던 고전적인 수법과도 부합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어 "미국 당국자들은 `입장을 바꾸면서 국제사회로부터 보상을 얻어내는 북한의 악습을 잘 알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며 과거의 잘못된 협상 패턴을 되풀이 하지 않을 것이라는 미 행정부의 분위기를 전했다.

뉴욕 타임스도 `북한이 미국과 직접 양자대화에 집착하는 이유는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고 미국과 핵무기 군축협상을 하려는 것'이라는 유명환 외교통상부장관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북한의 속셈을 경계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성기홍 특파원 sg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