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복귀 여부 주목.."반드시 조건이 있을 것"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18일 북한은 핵 문제 해결을 위해 다자 또는 양자 회담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평양발 기사에서 김정일 위원장이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방북한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담당 국무위원에게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북한은 비핵화의 목표를 계속 견지할 것이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수호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이 문제를 양자 또는 다자 대화를 통해 해결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양자 대화는 최근 추진되고 있는 북.미간 대화를 의미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6자회담'을 적시하지 않고 '다자대화'를 언급함에 따라 북한이 미.북 대화 이후 실제로 6자회담으로 복귀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정부 소식통은 이와 관련, "전후 맥락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면서 "북한이 내건 조건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이 고위급 특사를 파견해 북한과 협의한 것은 좋은 신호"라며 "관련국들의 동향이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다이 위원에게 "북.중간 전통 우호 관계는 선배들이 물려준 귀중한 전통"이라면서 "수교 60주년을 맞아 양국간 고위층 교류와 각 분야의 협력을 통해 우호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후 주석도 이날 다이 국무위원을 통해 김 위원장에게 보낸 친서에서 한반도의 비핵화 실현을 강조했다.

후 주석은 친서에서 "한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고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 발전을 증진하는 것은 중국의 일관된 목표"라면서 "중국은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북한과 함께 모든 노력을 기울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후 주석의 친서는 북한이 핵무기 개발의 의지를 버리고 하루빨리 6자회담에 복귀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약속을 이행하라는 것을 우회적으로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후 주석은 "중국 공산당과 정부는 북·중 관계를 매우 중시하고 있다"면서 "전통을 소중히 여기고 미래를 준비하고 이웃 국가와의 관계와 협력을 강화하는 정신에 입각해 중국은 북중 관계를 강화하고 발전시킬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이날 김 위원장이 다이 위원을 만나 후 주석의 친서를 전달받았다면서 양국 친선관계와 상호 관심사에 대해 대화했다고 보도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다이 위원장은 16일 평양에 도착해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과 회담하고 17일에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만났으며 김정일 위원장과 18일 면담한 만큼 이날 오후 또는 19일께 귀국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베이징연합뉴스) 노효동 기자 홍제성 특파원 rhd@yna.co.krj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