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는 7월 8일 출생자가 없다고 한다.

통제가 엄격한 사회라고는 하지만 나고 죽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는 노릇일 텐데 어찌 된 일일까.

최근 평양을 다녀온 중국 관광객이, 그 이유가 김일성 주석의 사망과 관련이 있음을 알아냈다고 중국의 인터넷 뉴스 사이트 환구망(環球網)이 16일 보도했다.

이 관광객은 북한 안내원의 말을 인용 "7월 8일은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 날로, 북한 사람들이 가장 비통해 하는 날"이라며 "이런 연유로 김 주석이 사망하자 7월 8일 출생자들이 모두 7월 18일이나 7월 28일로 출생일을 바꿨다"고 전했다.

북한 안내원은 "위대한 김 주석께서 사망한 날을 생일로 삼아 즐거워할 수 없다며 인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선 것"이라며 강제적으로 이뤄진 일이 아님을 애써 강조했다.

1994년 김 주석이 사망한 뒤 7월 8일생인 북한의 주민들이 애도의 뜻으로 스스로 생일을 바꾸고 그 이듬해부터는 7월 8일 태어난 자녀는 아예 출생일을 바꿔 호적에 올렸다는 것.

이 관광객은 김 주석이 여전히 북한의 '절대 권력'으로 존재하고 있음을 동상 참관 때 확실히 실감했다고 설명했다.

까다로운 규정과 규율을 교육받고, 교육 내용을 제대로 숙지했는지를 재삼 확인받은 다음에야 비로소 김 주석 동상을 참관할 수 있었다는 이 관광객은 "사진을 찍을 때는 반드시 동상 전신이 나와야 했고 헌화를 하고 목례를 할 때는 한 번만 해야지 3번을 해서는 절대 안 됐다"고 전했다.

목례를 한 번만 하도록 하는 이유를 그는 곧 파악할 수 있었다.

그는 "헌화를 하고 나서 '김 주석은 영원히 우리 마음속에 살아 있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고 단단히 일러둔 안내원이 알려준 '모범 정답'은 '김 주석은 영원히 우리와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며 "15주기를 맞았지만 김 주석은 여전히 북한 주민들에게 '불멸의 존재'인 것처럼 보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북한 주민들의 평균 월급은 북한 돈 3천원인데 의사와 교사는 4천-6천원이었다"며 "북한에서는 의사와 교사가 가장 대우받는 직업"이라고 귀띔했다.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p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