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열린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선 이명박 대통령이 현장 방문행사 때 쏟아지는 민원 문제가 화제가 됐다.

한 수석비서관은 "시장을 가는 등 서민행보를 하는 것은 좋은데 현장방문시 민원인들과 약속을 쉽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시중에는 대통령을 만나는 것이 '로또를 잡는 것'이라는 말도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나를 만나는 게 로또를 잡는 것은 아니고 민원인을 만났다고 해서 다 들어줄 수는 없다"며 "다만 민원인의 상황과 처지가 워낙 딱하기 때문에 몰랐다면 모를까 알면서도 무시하고 거절할 수 없는 게 대통령의 마음이라는 것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현장 간담회 등에서 제기되는 여러 민원이 정부 정책과 맞지 않거나 다소 무리한 것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제안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국정감사 등과 관련,"여야에서 지적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겸허하게 돌아보는 게 마땅하다"며 "그러나 오해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저것 따져보지 않고 그냥 미안하다고 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