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정세 유동적..북핵 전기 마련 기회될 것"

이명박 대통령은 11일 "최근 북한이 한편으로 유화적 조치를 취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우라늄 농축 핵프로그램 진전을 주장하는 등 양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는 북한을 둘러싼 정세가 매우 유동적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외교안보자문단과 조찬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최근 북한의 행보를 거론하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이동관 홍보수석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이런 상황이 북핵 문제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긍정적 측면도 있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북한이 최근 대내외적으로 혼란스러운 행보를 보인다는 상황 인식을 바탕으로 우리 정부가 이 같은 시기에 단호하고 일관된 대북 기조를 유지해야 북핵 문제를 포함한 남북 관계를 주도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라고 청와대 측은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유동적이라는 것은 다시 말해 혼란스럽고 자신감이 없다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면서 "이런 때일수록 우리가 유연하지만 단호한 태도를 유지할 때 상황을 주도적으로 이끌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참석자들이 `북한 도발에 대한 단호하게 대처하면서도 대화 노력은 계속해야 한다'는 취지로 건의한 데 대해 "우리 정부는 상황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일관성 있고 당당한 대북기조를 계속 유지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지금은 남북관계에 있어 중대한 전환기이자 격동기"라면서 "20~30년 뒤에 되돌아 보더라도 그때 참 잘했다는 평가를 받도록 미래를 내다보고 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임진강 수계댐 무단 방류와 관련, 이 대통령은 "지난 주말 북한의 임진강 무단 방류로 우리 국민이 희생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면서 "그만큼 북한의 행동이 우리 국민의 생활과 안전에 직결돼 있음을 다시 한번 상기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지난 8.15경축사를 거론하면서 "북한이 핵 포기 결심만 한다면 북한 경제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도록 국제협력을 추진하겠다는 우리 정부 입장을 북한 조문단에도 설명하면서 '진정성 있는 대화가 전제되면 남북관계가 새로운 진전을 이룰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2시간 남짓 진행된 간담회에는 한승주 한미협회회장, 안광찬 예비역 장군, 하영선 서울대 교수, 김태우 국방연구원 국방현안연구위원장, 남주홍 경기대 교수,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한석희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 등이 참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