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는 11일 `병역 회피' 논란에 대해 "병역을 면제받기 위해 수차례 신체검사를 받거나 입대를 지연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정 총리 후보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대학 1학년 때인 1966년 첫 신체검사 당시에는 `부선망 독자'(아버지를 일찍 여읜 외아들) 규정을 몰랐는데 이후에 병역법에서 부선망 독자는 징집연기 신청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관련기관에 부선망 독자 신청을 했더니 70년에 신검을 받으라는 통보가 와 다시 신검을 받게 됐다"며 "규정에 따른 것이지 병역을 면제받기 위해 신검을 계속해서 받은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정 후보자는 "부선망 독자는 평시에는 소집되지 않고 비상시에만 소집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후 미국 유학 기간에 나이제한인 31세를 넘길 때까지 병무청으로부터 입영통지가 없었다"면서 "병역을 면제받은 사실에 대해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청와대가 9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 요청서에 따르면 정 후보자는 대학 1학년이던 66년 신체검사(2을종 판정)를 받아 이듬해 `보충역' 판정을 받았으며, 68년 부선망 독자라는 이유로 한 차례 징병검사를 연기한 후 70년 재검(1을종 판정)을 받아 이듬해 재차 `보충역'으로 판정받았다.

그는 이어 72년 미국 유학길에 올랐으며 컬럼비아 대학 조교수로 재직하던 77년 고령(31세)을 사유로 소집을 면제받았다.

이에 따라 정 후보자가 병역의무를 지연하기 위해 4차례에 걸쳐 신검을 받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병무청 곽유석 공보관은 "1을종과 2을종은 신체등위, 보충역은 병역처분에 따른 역종을 의미한다"면서 "당시에는 역종 결정이 신체검사를 받은 다음해에 결정됐으며, 정 후보자는 4번의 신검을 받은 게 아니라 66년과 70년에 걸쳐 2번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영두 기자 k02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