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북한이 임진강 댐 '무단 방류'가 최근 대남 유화 분위기에 불만을 품은 군부에 의해 주도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정부가 이번 사태를 다양한 각도에서 정밀 분석한 결과 북측이 주장한 댐 수위 조절과 댐 구조상 문제는 수문 개방과는 무관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 당국은 '북한 내부 갈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황강댐 수문을 열고 닫는 열쇠를 쥐고 있는 부서는 북한 군부라는 점에서 군부가 잇단 북한의 유화 제스처에 제동을 건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대남 정책 노선을 두고 북한 군부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직속 기관인 통일전선부 간의 알력설도 제기되고 있다.

한 대북 소식통은 "올 들어 북한 내 친(親)대남 세력이었던 통전부 인사들이 숙청당하면서 군부 등 강경파들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자신들의 힘을 과시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며 "김양건 통일전선부 부장이 최근 조문하자 이에 반감을 가진 군부가 호시탐탐 도발을 계획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남북관계 전반을 제약하는 요인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