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협.공천제 개혁해야"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8일 "의원들의 자율성과 독립성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현 공천제도에 있다"며 "당원협의회(옛 지구당)도 개방적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당 개혁방안과 관련, "지금 당원협의회는 국민 속에 뿌리내리지 못한 채 사당화(私黨化)돼 있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많다"고 지적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특히 공천 시스템에 대해 "현 제도는 일본식으로, 일본에서는 파벌이 제도화되는 계기가 됐다"면서 "우리 정치인들이 정치를 직업이 아닌 /봉사로 하는 것이라는 데 공감대가 있으면 제도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향후 당 운영방안에 대해 "당내에 많은 모임과 계파가 있는데 좀더 개방과 관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면서 "앞으로 여러 의원과 자주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할 것"이라고 했다.

권력구조 개편 등 개헌 논의와 관련해서는 "개헌 논의는 다소 늦은 감이 있다"면서 "4년 중임제냐, 이원정부제냐라는 식으로 어떤 권력구조가 중요하다고만 한다면 개헌 논의는 잘 안될 것이며 야당과의 대화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9일 예정된 당청 회동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도 국정 전체에 대한 복안이 있을 것"이라면서 "대통령께선 당내에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 같은 계파가 없으면 하는 바람이기 때문에 대통령 말씀을 경청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정 대표는 또 경쟁상대인 박근혜 전 대표와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 "세상 일은 인위적으로 되지 않고 순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뤄진다"면서도 "대표 취임 후 전화는 한번 했고, 만나는 게 좋을 것"이라고 긍정적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재오 전 의원을 공석인 최고위원에 추대하는 방안과 관련, "중요한 것은 이 전 의원의 생각"이라며 "의원들과 최고위원들의 의견을 듣고 적정한 수준에서 절충해야 한다면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대북문제와 관련, 정 대표는 "북한과의 관계는 생존의 문제"라고 전제한 뒤 "북한이 핵무기를 만들었다고 하는 것은 유감스럽지만 우리는 강경파인 하드라이너(hardliner)가 될 수는 없고 열심히 일하는 하드워커(hardworker)가 돼야 한다"고 대화 노력을 강조했다.

아울러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남북관계의 원칙을 강조했는데 지금 같은 어려움은 이미 예상 가능한 것이었다"면서 "원칙을 세우는데는 많은 어려움과 노력이 뒤따른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대가(家) 오너' 출신이라는 야당의 공세에 대해 "틀린 말은 아니지만 지금 회사에 공식 직함이 없다"면서 "그러나 제가 있던 회사가 그동안 잘 해서 수십만 명에게 좋은 일자리를 주고 있다.

이것은 국민이 판단할 몫"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우 기자 jo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