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황강댐 방류로 인해 임진강 하류에서 야영하던 우리 민간인 6명이 사망 · 실종된 사고와 관련,"임진강 상류 언제(둑)의 수위가 높아져 5일 밤부터 6일 새벽 사이에 긴급히 방류하게 됐다"고 해명해왔다. 또 "임진강 하류에서의 피해 방지를 위해 앞으로 북측에서 많은 물을 방류하게 되는 경우 남측에 사전 통보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 정부가 어제 대북전통문을 발송하고 이번 사태의 경위설명을 요구한 데 대해 '관계기관'명의로 보내온 대남통지문을 통해서다.

북한이 비교적 신속하게 사건 경위를 해명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하지만 무고한 인명 피해에 대해 전혀 사과가 없을 뿐 아니라 사태에 대한 설명 또한 대단히 부족하다는 점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것 또한 사실이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달 26~27일 임진강유역에 큰 비가 내린 것은 확인됐으나 그 이후에는 비가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따라서 정부는 이 같은 해명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고 앞으로의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황강댐을 방류하면 하류에 홍수가 일어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인데도 아무런 예고없이 수문을 열어젖힌 것은 문명사회의 상식과 명백히 어긋난다는 점에서 북한당국의 행위는 비난받아 마땅하고 그에 상응하는 책임도 져야 하는 게 순리다.

그런 점에서 북한은 다시는 이런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근본적 대응책을 마련하는 일에 적극 협조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임진강 수계를 남과 북이 공동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다. 특히 이 문제는 2000년 남북정상회담에서 정식으로 거론됐고 실무선에서의 협의도 오갔지만 북한 측이 군사적 이유를 들어 난색을 표하면서 논의가 중단된 바 있다.

아울러 우리 내부적으로도 정부 · 군 · 지자체 할 것 없이 총체적 부실이 노출된 만큼 비상관리체계의 전면적 재점검에 나서야 할 것이다. 유사 시에 대비해 수량을 조절하고 물길을 돌릴 수 있는 대응댐을 만드는 일 또한 적극 검토해봐야 할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