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토중래(捲土重來)하겠다. "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7일 당 대표직을 물러나면서 특유의 사자성어로 밝힌 사퇴의 변(辯)이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대표직 사퇴 기자회견에서 "오는 10월28일 경남 양산에서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선거에 전력투구하기 위해 대표직을 사퇴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7 · 3 전당대회를 통해 당 대표로 선출된 지 1년 2개월 만이다.

박 전 대표는 "이제 평당원이 되지만 당을 사랑하는 마음과 나라를 더 위하겠다는 행보는 계속될 것"이라면서 "큰 양산의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큰 정치인이 가야 하지 않겠나 판단했다. 양산을 화끈하게 발전시켜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권토중래하는 박희태를 보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곧바로 양산으로 내려갔다. 한 측근은 "38년생인 박 전 대표가 말년에 큰 정치적 승부수를 던졌다"면서 "원외대표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낀 박 전 대표로선 재선거를 통해 국회에 당당하게 재입성하는 것이 마지막 목표"라고 했다. 여당 대표를 사퇴하면서까지 10월 양산 재선거에 정치생명을 걸겠다는 각오가 남다르다는 설명이다. 박 전 대표가 양산 재선거에서 승리하면 오랜 정치적 꿈인 국회의장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한나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친박근혜계인 유재명 한국해양연구원 책임연구원의 재입당을 승인, 박 전 대표를 비롯한 양산 재선거 공천신청자 8명에 대한 본격 심사에 착수했다. 공천심사위는 '100% 여론조사' 결과로 후보를 선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