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을 상징하는 금배지의 모양이 바뀐다.

국회 사무처는 30일 "새 배지 도안에 대해 9월 중순까지 의원들을 상대로 선호도를 조사한 뒤 그 결과에 따라 모양을 바꿀 계획"이라고 밝혔다. 15대 국회 때 도입된 현재의 배지는 무궁화 잎에 둥근 원을 넣어 '國'자를 새긴 모양이지만 그동안 '國'자가 의혹을 뜻하는 '或(혹)'자로 보인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이번에 사무처가 제시한 대안은 △무궁화 잎을 없애고 '국회'라는 한글을 넣은 것 △무궁화 잎은 그대로 두고 '國'자 대신 '국회'라는 한글을 넣은 것 △국회의사당을 단순하게 형상화한 것 △'國'자를 없애고 무궁화잎 모양을 간결하게 바꾼 것 등 네 가지다. 어떻게 됐든 '或'자를 떼고 각종 비리 · 의혹의 이미지를 벗겠다는 의도다.



사실 배지 도안의 변경을 추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70년 7대 국회에서 이미 '國'자가 '或'자처럼 보인다는 지적이 있어 이를 한글인 '국' 자로 대체한 바 있다. 그러나 '국'자를 거꾸로 보면 '논' 자가 되어 '논다'는 비아냥을 들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1973년 9대 국회에서 이전의 한자로 되돌렸다.

17대 국회가 개원한 2004년에는 여야 의원 74명이 국회의원 배지와 국회기(旗)에 한자로 도안된 '國'을 한글 '국회'로 바꾸자며 국회법 규칙개정안을 제출했지만 운영위서 제대로 논의되지 못한 채 폐기된 바 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