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가 무기를 싣고 이란으로 향하던 북한 선박을 억류한 것은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 후 금수 무기를 실은 북한 선박에 대한 첫 국제사회의 제재 조치 이행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지난 6월 대북 제재 결의 1874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할 당시만 해도, 과연 실효성 있는 제재가 이뤄지겠느냐는 회의적 시각이 많았던 터에 이번 UAE의 선박 억류는 유엔 회원국들이 언제든 북한 선박에 대해 강제 검색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어서 북한을 긴장시킬 것으로 보인다.

대북 제재를 책임진 안보리 제재위원회는 그동안 다각적인 대북 압박을 계속해 왔다.

북한의 2차 핵실험에 대한 징벌적 차원에서 채택된 결의에 따라 제재위는 지난 7월 16일 북핵 및 미사일 발사에 깊이 관련된 리제선 원자력 총국장 등 5명의 개인에 대한 여행 금지, 해외자산 동결 등의 제재를 확정했다.

또한 원자력 총국 산하 핵프로그램 담당 기업인 남천강 무역회사, 원자력 총국 등 5개 기업과 기관, 미사일 제조 등에 사용되는 첨단 소재 등 2개 물자에 대해서도 제재를 취한 바 있다.

앞서 지난 6월 말에는 불법무기를 실은 것으로 의심되는 북한 선박 강남1호가 미얀마로 추정되는 목적지를 향해 항해하다 미 함정의 추적을 받자 항로를 변경하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강남 1호는 불법무기 선적 의심만 받았을 뿐 실제 불법 무기가 있는 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고, 따라서 이는 구체적 제재조치로 연결되지도 않았다.

지난 7일에도 인도가 자국 해상에 불법 정박한 북한 선박 `MV 무산호'를 추격끝에 위협사격을 가해 나포한 적이 있었다.

이는 유엔 결의 후 첫 북한 선박 나포 사례지만, 이 선박에는 불법 무기나 핵물질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었다.

하지만 이번 UAE의 선박 억류 조치는 실제 불법무기를 선적한 선박에 대해 검색을 실시해 불법 무기를 확인하고 이를 안보리에 통보, 결의 1874호의 의심 선박에 대해 공해상에서도 기국의 동의를 얻어 검색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즉각 안보리 제재위에 통보토록 규정한 조치를 그대로 이행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안보리 제재위가 이 사안을 처음 UAE로부터 통보 받고 나서 UAE 정부에 서한을 보내 안보리의 제재 조치에 적극 협력해 준 데 대해 감사를 표시한 것은 안보리의 대북 제재 이행 의지가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케 한다.

유엔 외교관들은 이 사안이 현재 안보리 내에서 `극비'로 분류돼 있어,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다만 이 문제를 처음 보도한 파이낸셜 타임스는 "수주일 전에 북한 선박이 UAE에 의해 억류됐으며, 선박에는 금수 품목인 로켓 추진 폭탄 등이 선적돼 있었고, 이 무기들의 포장에는 `기계 부품'이라는 가짜 라벨이 붙어 있었다"고 보도해 UAE 당국이 이미 충분히 조사를 완료했음을 시사했다.

문제는 금수 무기류에 대한 처리방안이다.

통상적으로는 UAE 당국이 자체적으로 무기를 압수하거나, 폐기 조치한 후 이를 안보리 제재위에 통보하는 형식을 밟도록 돼 있다.

하지만, 국제적으로 민감한 이번 사안에 대해 UAE가 제재위에 처리를 결정해 주도록 요청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유엔 소식통은 전했다.

이 경우 제재위는 회의를 열어 금수 무기류에 대한 구체적 처리 지침을 결정해 UAE에 통보하는 역절차를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유엔본부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kn020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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