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북방한계선(NLL)을 넘었다 북한 경비정에 예인돼간 고성 거진선적 800연안호의 선원 송환소식이 전해진 28일 기다림에 애를 태우던 선원 가족 모두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이날 오후 선원과 선박 송환소식을 전해 들은 선장 박광선 씨의 부인 이아나(49) 씨는 "지난 한 달을 어떻게 보냈는지 모르겠다"라며 "너무 기쁘다"고 눈시울을 적셨다.

선원과 선박이 돌아온다는 뉴스를 보고 걸려오는 친인척과 주민들의 전화받기에 바쁜 이 씨는 "남편과 선원들을 걱정해주고 석방을 위해 노력해준 정부와 연안호귀환대책위원회를 비롯한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 씨는 "지난밤 꿈에 남편이 보여 혹시나 했는데 송환소식이 전해졌다"며 "집에서 같이 잠을 잔 여동생도 똑같은 꿈을 꿨다는 말을 듣고 내심 희망과 기대를 가졌다"고 말했다.

이 씨는 "그동안 몇 차례 희망적인 소식이 전해지면서도 선원들이 돌아오지 않아 얼마나 가슴을 졸였는지 모른다"며 "남편이 돌아오면 건강부터 확인하고 챙기겠다"고 덧붙였다.

이 씨의 딸 미령 씨는 "아버지 걱정에 지금까지 직장에서 일도 제대로 못 했는데 무사히 돌아오게 됐다니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며 "어서 빨리 아버지를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선원 이태열 씨의 부인 조현옥(45) 씨도 "악몽 같은 한 달이 갔다"며 "선원들이 무사히 돌아온다니 기쁜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조 씨는 "남편이 돌아오면 예전보다 더 열심히 살 것"이라며 안도의 눈물을 흘렸다.

최영희 연안호귀환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연안호가 무사히 돌아오게 돼 무척 다행이고 기쁘다"며 "연안호귀환대책위원회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으나 선원과 선박이 송환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는 정부 당국에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아울러 "이번 일이 하루빨리 깨끗하게 정리되고 연안호도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저녁 뉴스를 듣고 선장 박씨 집으로 달려온 인근 주민들은 이아나 씨와 조현옥 씨의 손을 잡고 그동안의 고통을 위로하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한 주민은 "이렇게 기쁜 소식을 듣고 집에 그냥 있을 수 없어 왔다"며 "정말로 잘 됐다"고 기뻐했다.

(고성연합뉴스) 이종건 기자 mom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