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봉 시기.장소 절충..상시상봉시스템도 논의

남북은 금강산에서 27일 열리는 적십자회담 이틀째 회의에서 먼저 추석을 계기로 한 이산가족 상봉의 세부 일정과 장소에 대해 조율할 예정이다.

전날 열린 전체회의에서 양측은 추석을 즈음해 양측 상봉단 각각 100명씩을 꾸려서 금강산에서 두차례 상봉행사를 갖는데 의견일치를 봤다.

다만 우리 대표단은 다음 달 27~29일과 10월6~8일을 상봉일로 제안한 반면 북측은 10월3~5일과 10월6~8일을 제시했다.

또 상봉 장소로 우리 측은 작년 7월 완공된 금강산면회소를 단체상봉 때만이라도 사용하길 희망했지만 북측은 시설준비에 시간이 빠듯하다는 이유로 기존 금강산 내 호텔에서 모든 행사를 갖자는 입장을 내 놨다.

이같이 입장 차가 존재하지만 일정과 장소 문제는 합의에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게 관측통들의 분석이다.

장소문제와 관련, 정부는 완공 후 `빈집'으로 방치돼 있는 금강산 면회소를 이번 계기에 시험가동이라도 해보려는 입장이지만 북한 당국이 준비문제를 들어 안된다는 입장을 고수할 경우 무리하게 관철하려 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건은 우리 쪽에서 제의한 상시상봉 체제 구축에 대해 양측이 입장차를 좁힐 수 있을지다.

우리 대표단은 전날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한 `3대 원칙'을 제시하면서 `전면적 생사확인.상시 상봉.영상편지 교환.고향방문 등으로 일회성 상봉이 아닌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추구하자'며 이산가족 상봉 프로그램의 다양화 및 상시화를 제안했다.

기본적으로 매달 이산가족 100명 정도는 지속적으로 상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그러나 북측은 아직 절차적인 어려움 등을 들어 상시상봉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추석 행사를 넘어 다음 일정까지 논의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우리 대표단은 전날 기조발언을 통해 이번 회담에서 11월 서울.평양 교환 상봉행사, 내년 설을 계기로 한 상봉행사 등 향후 행사일정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을 제의했다.

그러나 북측은 전날 기조발언에서 일단 이번 회담 의제를 추석 계기 상봉행사로 국한하려는 입장을 보였다.

과거 정부시절 매년 우리의 대북 비료지원과 연계해 연간 상봉계획에 합의해온 과거 관행에 비춰볼때 남측에서 할 `상응조치'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장기 상봉 계획을 협의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북측 입장인 것으로 보여 절충작업이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