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의 운구 행렬이 오후 4시50분께 장지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에 도착하면서 시신을 땅에 묻는 안장식이 거행됐다. 안장식은 이희호 여사 등 유가족과 동교동계 측근,민주당 인사 등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의장대가 묘역 하단 도로에서 제단까지 관을 운반하는 봉송으로 시작됐다.

종교의식 내내 고개를 떨군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의 관이 흙에 묻히기 직전 헌화하며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오열했다. 몸이 불편해 휠체어에 탄 장남 홍일씨 등 유가족과 측근들도 고인의 영전에 마지막 꽃을 바쳤다.

관과 묘사이의 빈곳을 채우는 허토 의식에서는 김 전 대통령의 고향인 전남 신안군 하의도 생가터에서 가져 온 한 줌의 흙이 함께 뿌려졌다. 김 전 대통령의 '지석'(誌石 · 고인의 인적사항이나 무덤의 소재를 기록해 함께 땅에 묻는 돌)도 함께 묻혔다. 지석에는 김 전 대통령의 출생과 성장과정,정치역정,이 여사와의 결혼,다섯 번의 죽을 고비,15대 대통령 취임과 6 · 15남북정상회담 등 삶의 궤적이 상세히 기록됐다. 21발의 의장대 조총 발사와 묵념을 끝으로 김 전 대통령은 영원한 안식에 들어갔다.

비석은 일단 나무로 세워졌다. 나무 비석은 대통령을 상징하는 봉황 무늬가 들어간 화강암 비석으로 곧 교체될 예정이다. 비석에는 '제15대 대통령 김대중의 묘'가 새겨진다. 국립현충원은 비석과 제단설치를 비롯해 주변 조경작업 등을 모두 마치기까지는 4~5개월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일규/서보미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