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된 국회에는 21일 밤늦게까지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까지는 20∼30분정도 기다리면 분향을 할 수 있었지만, 저녁 10시 현재 조문객 수는 1천500여명으로 늘어나 1시간∼1시간30분을 기다려야 김 전 대통령의 영정 앞에 설 수 있었다.

이들 조문객은 조문을 전후해 국회 곳곳에 마련된 김 전 대통령 관련 자료 및 사진 등을 차분하게 둘러보며 민주화와 인권, 남북화해에 헌신해온 김 전 대통령의 발자취를 되새겼다.

조문객 중에는 지난 88년 산업재해로 15세의 나이에 사망한 노동자 고 문송면씨의 가족들도 포함됐다.

당시 평민당 총재였던 김 전 대통령은 이 문제 해결에 각별히 신경을 기울였다고 한다.

또한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와 함께 저녁 9시께 빈소를 찾았다.

이 전 회장은 "감사하다"는 박지원 의원의 인사에 "뭐라 위로의 말씀을 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동교동계 대표 인사로서 현재 수뢰 혐의로 수감중인 배기선 전 의원도 일시 석방돼 헌화.분향했다.

이와 함께 이희호 여사는 이날도 저녁 9시를 넘겨서까지 남편의 빈소가 마련된 국회에 머물렀다.

이 여사는 오전 두차례, 오후 한차례 분향소를 찾아 아들들과 함께 일일이 고개를 숙이며 조문객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땀을 닦아가며 조문객을 맞이한 이 여사는 "앉아 계시라", "그만 쉬시라"는 주위의 권유에 고개를 젓기도 했다.

한편 국회 잔디마당에서는 23일 엄수될 영결식을 위해 2만4천개의 의자가 배치된데 이어 밤늦게까지 무대설치 작업이 진행됐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 노재현 강병철 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