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6자회담 복귀시 많은 양자대화 가능"

미국 국무부는 20일 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다른 6자회담 참가국들의 이해를 희생시키는 북미 양자회담은 수용할 수 없다며, 6자회담 틀안에서 북한과의 양자회담이 가능하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미국뿐 아니라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6자회담 참가국 모두가 북한에 대해 우려를 갖고 있다"며 "동북아 역내 우리 파트너들의 이해관계를 희생하면서 (북한과의) 양자협상을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크롤리 차관보는 "우리가 6자회담 프로세스를 강력히 신뢰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부연설명 한 뒤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해서 비핵화를 위한 긍정적이고 검증가능한 조치를 취할 경우, (6자회담 틀안에서) 북한은 많은 양자대화를 가지면서 북한과 우리가 갖고 있는 우려사항들을 다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김명길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공사가 전날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를 만난 자리에서 미국과 직접 대화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는 등 최근 북한이 북미간 직접대화와 관계개선 의지를 표명하고 있는데 대한 답변으로 6자회담 바깥의 별도의 북미 양자회담에는 응할 뜻이 없다는 기조를 거듭 밝힌 것이다.

크롤리 차관보는 "6자회담 프로세스는 북한과의 관계에서 비롯된 제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최상의 메커니즘"이라며 "우리는 6자회담 틀내에서 북한과 양자대화를 가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북한을 포용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거듭해서 밝혀왔다"며 "그러나 북한은 이행해야 할 책임과 의무사항을 충족시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

선택은 북한이 해야 할 몫이다"라고 말했다.

북한의 핵보유국 인정 여부와 관련, 크롤리 차관보는 "국제사회는 북한이 핵무장 국가가 돼서는 안된다는 것을 분명히 밝혔다"며 "미국은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할 준비는 돼 있지 않지만, 북한이 비핵화된 한반도의 일원으로서 국제사회에 통합될 수 있도록 도울 준비는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정말 궁금한 것은 북한이 비핵화돼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강력한 입장을 수용하고 앞으로 나아갈 준비가 되어 있는지 하는 점"이라며 "우리가 지속적으로 그들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는 질문"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성기홍 특파원 sg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