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난해 12월1일부터 일방적으로 취해온 남측 인원의 육로통행 제한 조치를 21일부터 해제하겠다고 20일 오후 남측에 전격 통보했다. 또 "경의선 철도(판문역~파주역) 화물열차 운행을 재개하고 개성 남북경협협의사무소를 재가동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2 · 1조치'는 남북 당국 간 협의를 남겨둔 개성관광 재개를 제외하고는 전면 철회됐다.

특히 북한의 김기남 노동당 비서와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포함된 6명의 고위급 인사가 김대중 전 대통령을 조문하기 위해 1박2일 일정으로 21일 서울에 올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측이 오늘 오후 5시30분께 군사실무책임자 명의 전통문을 보내 '작년 12월1일부터 남측 인원들의 군사분계선 육로통행과 관련해 취한 중대 조치(12 · 1조치)를 21일부터 해제한다'고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물론 제한이 풀리기까지는 여러 기술적인 문제를 감안하면 일주일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작년 12월1일부터 경의선 도로를 통한 남북간 왕래 횟수를 매일 '출경(방북) 12회, 입경(귀환) 7회'에서 '출 · 입경 각각 3회'로 축소했다. 또한 각 통행 시간대별 통과 인원과 차량 대수도 이전 500명과 200대에서 250명과 150대로 줄였다. 이번 조치는 지난 17일 현대그룹과 합의한 5개항 중 하나로 우리 정부의 합의이행을 촉구하면서 남북간 대화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북한 조문단은 21일 오후 특별기 편으로 서울 김포공항에 도착,조문한 뒤 22일 오후 돌아갈 예정이다.

조문단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최측근인 김기남 비서뿐만 아니라 대남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김양건 통전부장이 포함된 데다 이례적으로 1박2일 동안 서울에 머문다는 점을 미뤄보면 남북 당국 간 접촉 가능성이 높다.

북측은 조문단이 방한하는 기간 동안 한시적으로 남북 적십자 간 직통전화를 복원하자는 우리 측의 제안도 수락했다.

구동회/서보미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