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기남 노동당 비서와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을 비롯한 6명의 고위급 인사가 김대중 전 대통령을 조문하기 위해 1박2일 일정으로 서울에 온다. 현 정부 출범 이후 북한 고위급 인사가 남한을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어서 남북 당국자 간 대화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북한 조문단은 21일 오후 특별기를 타고 서해 직항로를 통해 서울 김포공항에 도착,조문한 뒤 다음 날 오후 돌아갈 예정이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20일 북한 조문단과 우리 당국 간 회동 여부에 대해 "우리 당국과 면담 계획이 없고, 요청받은 바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문단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최측근인 김기남 비서뿐만 아니라 대남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김양건 통전부장이 포함된 데다 이례적으로 1박2일 동안 서울에 머문다는 점을 미뤄보면 남북 당국 간 접촉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조문정치'가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풀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이날 오후 김 전 대통령의 입관식이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안치실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거행됐으며 이후 공식 빈소인 국회로 운구됐다. 김 전 대통령 측 최경환 비서관은 "김 전 대통령이 입원하기 전에 쓴 일기를 내일 일부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일기에는 인생에 대한 소회와 이희호 여사에 대한 애틋한 사랑,저명 인사들과의 만남,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한 심경 등이 담겨져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동회/서보미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