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한 18일 전국 곳곳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국민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 서울광장에는 간이 시민분향소가 차려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서거 소식을 알게 된 시민 30여명은 서울광장 무대 앞에 김 전 대통령의 영정 사진과 소형 탁자로 간이 분향소를 차리고 오후 8시40분께부터 추모객을 받았다. 오후 9시20분께 조문객 250여명이 20여m 늘어서기도 했다. 분향소 운영진인 네티즌 '초심'(56)은 "밤 새워 조문객을 받고 19일 서울광장에 정부 분향소가 세워지면 대한문 앞 등으로 시민 분향소를 옮기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광주 · 전남 지역에는 분향소가 일찌감치 설치돼 추모객의 조문을 도왔다. 광주시,민주당 광주시 · 전남도당,시민사회단체 등은 5 · 18 광주 민중항쟁 장소인 옛 전남도청 앞에 광주시민합동분향소를 설치하고 오후 8시부터 조문객을 맞았다. 김대중컨벤션센터도 임시 분향소를 설치했으며 동구와 서구 등 기초단체들도 1층 로비 등에 분향소를 차렸다. 전남도는 도청 1층 로비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조기를 걸었다. 고인의 생가가 있는 신안군 하의도와 정치적 고향이자 상징적 공간인 목포역 광장에도 분향소가 마련됐다. 보성,화순,담양,완도,무안,강진 등 자치단체들도 청사와 광장,터미널 등지에 분향소를 설치했다. 전남대가 학생회관에,조선대는 중앙도서관에 각각 분향소를 차리는 등 대학생들도 애도 물결에 참여했다.

수도권에선 오후 8시 인천시 부평역 광장에 분향소가 설치돼 추모객을 맞았다. 분향소를 설치한 민주당 인천시당 부평 갑 · 을 지역위원회는 "민주주의 정착과 인권신장,남북평화협력을 위해 큰 역할을 하신 대한민국 민주화의 상징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비통한 심정으로 애도한다"고 밝혔다.

정부 분향소가 공식 설치돼 조문을 받는 19일에는 추모 행렬이 본격적으로 몰릴 전망이다. 행정안전부는 서울광장 등 전국 16개 지방자치단체 지역에 최소한 한곳씩 분향소를 설치해 일반인들이 19일 오전 9시부터 분향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서울광장에 서울지역 대표분향소를 설치하되 필요할 경우 구청별로 별도 분향소를 추가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조문객이 몰릴 것에 대비해 지방의 각 지자체들이 추가로 분향소를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외교통상부는 해외교포와 김 전 대통령의 외국인 지인들도 김 전 대통령을 추모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재외공관에 분향소를 설치키로 했다.

한편 한승수 국무총리는 이날 김 전 대통령 장례와 관련,"정부는 고인에 대해 한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최대한의 예우를 갖춰 장의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총리는 이날 오후 세종로 중앙청사에서 김 전 대통령 서거에 따른 장례 형식과 절차 등을 논의하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설치된 임시 빈소가 협소하다고 유족 측이 판단해 넓은 공간을 요구하면 협의를 거쳐 서울역사박물관 등에 새 빈소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이재철 기자 eesang6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