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인은 폐렴으로 인한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공식 발표됐다.

박창일 연세의료원장은 18일 브리핑에서 "김 전 대통령이 지난 7월13일 폐렴으로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으나 안타깝게도 급성호흡곤란증후군(ARDS:Acute Respiratory Distress syndrome)과 폐색전증,다발성 장기부전 등을 이겨내지 못하고 서거했다"고 밝혔다.

다발성 장기부전은 몸속 장기들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멈추거나 심하게 둔해지는 상태를 뜻한다.

주로 폐렴,신장염,후두염 등을 유발하는 균이 온몸에 돌아다니는 균혈증 상태가 심해져 폐혈증이 될 때 나타난다. 또 암으로 인한 항생제 복용으로 면역력이 약해졌을 때 주로 일어난다. 주 원인은 위험한 감염균으로 알려져 있다.

박 원장은 임종 전 심폐소생술을 시행했느냐는 질문에 "생명을 더 연장할 가능성이 있을 때 시도하지만 다발성 장기손상으로 인해 더 견뎌내지 못할 것으로 판단해 조용히 보내드렸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9일에도 이미 다발성 장기부전이 왔지만 당시에는 약물 등으로 생명을 회생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기에 적극적인 조치를 했으나 18일에는 의미가 없어 시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주치의인 장준 호흡기내과 교수는 "김 전 대통령은 지난 17일 오후 11시30분부터 상태가 극도로 나빠졌다"며 "혈압이 급격히 떨어져 혈압상승제를 추가해 18일 오전 1시께 좀 나아지는 듯했으나 오전 6~7시께 다시 안 좋아지기 시작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