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이 18일 서거하면서 그가 1997년 대선을 2년여 앞두고 경기도 용인시 이동면 묘봉리 야산에 조성한 가족묘역이 새삼 관심을 끈다.

국립묘지가 장지로 될 가능성이 높지만 본인의 유언이나 유족의 뜻에 따라 부모의 유골이 잠들어 있는 이곳에 나란히 묻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 전 대통령 일가가 1995년 5월부터 11월 사이에 묘봉리 산 155 일대 1천600여㎡에 조성한 묘역에는 부모와 전처, 여동생의 묘가 자리잡고 있다.

이들의 묘는 경기도 포천과 고향인 전남 신안군 하의도에 흩어져 있던 것을 이장한 것이다.

3단으로 조성된 묘역의 상단에는 부모, 중단 왼쪽에 전처, 하단 왼쪽에 여동생의 묘가 각각 위치해 있고 중단과 하단 묘역은 뒤에 묘를 더 쓸 수 있도록 비워 두었다.

조성 당시부터 10년 가까이 묘역을 관리했던 이 마을 박이석(63)씨는 "이 곳을 묘역으로 정해 준 풍수지리학자 손석우씨로부터 '김 대통령이 사후에 이리로 오겠다고 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고 전했다.

박씨는 이어 "묘역 중단의 가운데와 오른쪽 땅이 김 전 대통령 내외분의 묘가 들어설 자리로 짐작됐다"면서 "김 전 대통령은 주변의 호의에도 불구하고 묘역 진입로를 포장하지 말라고 해 지금까지 비포장으로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용인연합뉴스) 박기성 기자 jeansa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