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8 · 15 경축사에서 '획기적인 서민주택 정책'을 수립 중이라고 밝힘에 따라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추가 해제 등을 통해 서민용 보금자리주택 건설 일정이 대폭 앞당겨질 전망이다.

국토해양부 고위 관계자는 16일 "이 대통령이 지난 7일 휴가를 다녀온 뒤 무주택 서민을 위한 주택정책을 강구하라는 지시를 재차 내렸다"며 "현재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검토 중이며 빠르면 이달 말께 종합대책을 마련해 발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15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광복 64주년 기념식 경축사를 통해 "집 없는 서민들이 집을 가질 수 있는 획기적인 주택정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달 말 종합대책에서 이미 해제 예정된 보금자리주택용 그린벨트(78.8㎢) 외에 추가로 해제 지역이 확대되는 내용이 담겨지지 않을지 주목된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2020년까지 해제 예정된 그린벨트 총량은 보금자리주택 공급용지를 포함,총 141㎢에 달한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 그린벨트 해제 지역을 추가 확대하지는 않고 이 범위 안에서 2018년까지 전국에 150만채(수도권 100만채 포함)를 신속히 공급할 것을 대통령이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이 이처럼 무주택 서민을 위한 주택정책을 강조한 것은 최근 강남 재건축 추진 아파트와 '버블 세븐'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올라 집값 불안 심리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셋값마저 급등해 서민 주거 안정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어 '서민을 따뜻하게,중산층을 두텁게'라는 정책 기조도 자칫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자연스레 시장의 관심은 2차 보금자리주택지구가 어디에서 지정될지에 모아지고 있다. 1차 시범지구는 서울 강남구 세곡,서초구 우면,경기 하남시 미사,고양시 원흥지구에서 약 8㎢의 그린벨트를 해제해 추진 중이다. 국토부는 현재 각 지자체와 협의해 그린벨트 추가 해제가 가능한 곳을 물색하고 있다. 오는 9~10월께 추가 해제 대상지를 선정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오랫동안 그린벨트 해제 후보지로 거론됐던 과천시와 고양시,구리 · 남양주시,의정부시 등지에서 추가로 그린벨트가 풀리고 2차 지구로 지정될 것으로 조심스레 점친다.

나아가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을 위해 환경 관련 규제를 줄이고 △재건축 · 재개발 활성화를 위해 용적률 법적 상한을 높여주는 대신 보금자리주택으로 이익을 환수하는 방안 △무주택 서민을 위한 획기적인 주택융자를 해주는 정책 등도 검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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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금자리주택=그린벨트를 풀어 인근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보다 15% 싸게 공급하는 무주택자용 중소형 아파트다. 분양용 주택과 10년,20년,30년짜리 임대주택으로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