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세계 지도자 대상..푸틴, 차베스, 마오쩌둥 포함

작달막한 키를 커 보이게 하려고 이마 위로 머리를 부풀려 올리고 옆은 바싹 쳐낸 머리, 랩퍼가 낄 법한 크기의 선글라스, 여전한 국방색 옷차림, 5인치 높이의 통굽구두...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인터넷판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은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패션에 대한 평가다.

타임은 최근 세계정상들 중에서 '최악의 드레서' 10인을 선정하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맨 먼저 거론했다.

기사는 할리우드 영화와 고가의 술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진 그가 멋쟁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며 최근 사진에서 옷 크기가 줄어든 것은 그가 병을 앓았음을 보여준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다음으로 타임의 그물에 걸린 것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
타임은 웃통을 벗은 휴가 사진으로 화제가 된 푸틴 총리에 대해 할리우드 최고 섹시스타를 빗대 '러시아판 매튜 매커너히'로 소개했다.

좀처럼 상의를 입으려 하지 않는 근육질 지도자는 알코올 중독이 만연하고 평균수명이 짧은 나라에서 건전한 생활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본보기가 아니겠냐며 일침을 가했다.

이미 숨진 지 30년이 넘은 마오쩌둥(毛澤東) 전 중국 국가주석도 인색한 평가를 받았다.

서양 양복에 대한 반발심으로 시작된 호주머니 4개의 국방색 옷차림은 1966년부터 10여년간 반짝 인기를 누렸지만 그의 사후 자취를 감췄다는 것.
오늘날 중국의 지도자들은 예외없이 서양 양복을 입고 등장한다.

'아디다스 맨'으로 알려진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국가평의회 의장이나 붉은 색 옷만 고집하며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도 최악의 드레서에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무아마르 알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 칠레의 독재자인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전 대통령,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독재자였던 바델 보카사도 포함됐다.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air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