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의 10월 재선거 출마로 대표직 승계 1순위자인 정몽준(MJ) 최고위원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여권 내에서는 박 대표의 대표직 사퇴시 `정몽준 대표체제'로 가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정 최고위원측 역시 이를 부인하지 않는다.

당헌.당규에 명시된 규정대로 하면 된다는 것이다.

나아가 정 최고위원측 관계자가 1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현 시점에서 9월 조기 전당대회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라고 밝힌 점은 대표직 승계를 염두에 둔 것으로 읽힌다.

지난 2007년 12월 입당한 정 최고위원이 2년도 지나지 않아 명실공히 집권여당의 수장이 되는 셈이다.

한나라당의 잠룡중 한명으로 꼽히는 정 최고위원으로서는 대표직 승계시 `한나라당 당원'으로서의 외연을 넓힐 기회를 갖게 된다.

일각에서는 대선 행보를 위한 첫 발판 아니겠느냐는 관측도 있다.

정 최고위원은 그동안 `새내기 당원'으로서 당 활동에 적극 참여해왔으나 큰 주목을 받지 못해온 게 사실이다.

그러나 당 대표라는 타이틀을 달게 되면 상황은 180도 변할 전망이다.

활동반경이 넓어지는 것은 물론, 집권여당 대표로서 말 한마디 한마디에 힘이 실리기 때문이다.

지난 2002년 대선 이후 7년만에 `정치인 정몽준'으로서의 역량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 대표직 승계는 대권을 꿈꾸는 정 최고위원에게 `실'(失)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0월 재보선과 정기국회 등 각종 정치일정에서 당이 내놓는 성적표가 초라할 경우 정 최고위원이 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을지도 모른다.

또한 당내 계보가 없는 정 최고위원은 `든든한 지원세력'이 없다고 할 수 있다.

박근혜 전 대표와의 잠재적 경쟁자라는 점에서 친박(친박근혜) 진영으로부터 견제를 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나아가 친이(친이명박)계의 핵심인 이재오 전 최고위원이 보궐선거를 통해 최고위원으로 선출돼 당 지도부에 편입될 경우 현안에 따라 친이측과 긴장관계를 가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와 관련, 정 최고위원은 대표직 승계라는 여권내 관심 현안과는 동떨어진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정 최고위원은 지난 10일 목포를 방문, 목포 명예시민증을 받았고, 12일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자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으로서 한.파라과이 친선경기를 관람했으며, 13일 방한 중인 이스라엘 국회의원들과 친선 축구대회를 가졌다.

정 최고위원측 관계자는 "대표직 승계를 염두에 두지 않고 기존에 계획된 일정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 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