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흥서 남하, 여름 휴가 가능성..방북 현 회장 원산행 여부 주목

최근 함경남도 함흥시에 머물고 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강원도 원산시로 이동해 송도원 청년야외극장을 현지지도 했다고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13일 전했다.

김 위원장은 또 인민군 제974군부대 관하 부대의 군인가족예술소조공연과 중대군인들의 예술소품공연도 관람했다고 통신은 전했으나 이 부대 위치는 밝히지 않았다.

중앙통신이 13일 오후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를 보도한 것으로 미뤄 그의 야외극장 현지지도와 공연 관람은 12일 또는 13일 오전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방북중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14일 귀환 이전에 김 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원산 지역으로 이동했거나 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송도원 야외극장을 돌아보고 극장관리 운영지침을 내렸으며, 공연을 관람하고는 대중적인 예술활동을 더욱 강화하는 지침을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이 현지지도와 공연관람에는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과 박남기 부장 등 노동당 간부들과 군 장성급 인물들이 수행했다.

송도원 야외극장은 김 위원장이 지난 4월 원산시를 찾았을 때 '불시에' 현지지도하면서 1968년 고 김일성 주석을 따라 이곳에서 북한 정권수립 20주년 경축 공연을 관람한 것을 회고했던 곳으로, 그는 이 극장의 관리부실을 지적하며 한달내 개보수할 것을 지시했었다.

앞서 중앙통신은 12일 김정일 위원장이 당.군.정 고위간부들과 함경남도 함흥시 김정숙해군대학을 시찰하고 함흥대극장에서 북한군 장병들과 함께 연극 '네온등 밑의 초병' 공연을 관람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동선으로 미뤄 김 위원장이 고위간부들과 함께 동해안 피서지에서 여름휴가를 지내며 인근 시설과 부대를 시찰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함흥엔 북한 매체들이 현대적 시설을 갖춘 "세계적 규모"라고 선전하는 마전호텔이 지난달 27일 준공식을 가졌고, 원산도 북한 동해안의 대표적인 휴양지다.

(서울연합뉴스) 장용훈 기자 jy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