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에 치러질 경기 안산 상록을 재선거가 벌써부터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선거까지는 80여일이나 남았지만 13일 현재 선관위에 등록한 예비후보만 13명이다. 한나라당에선 이진동 전 당협위원장과 송진섭 전 안산시장 등 7명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고 전직 공기업 임원 등 2~3명도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다.

민주당의 사정은 더 치열하다. 김재목 당협위원장과 김영환 전 과기부 장관,이영호 전 국회의원이 일찌감치 입후보했고 이해찬 전 총리, 김근태 전 대표, 안희정 최고위원 등 거물들의 출마설도 나온다.

무소속으로는 임종인 전 의원과 김석균 전 한나라 당협위원장, 지상태 한국네비게이토선교회원 등 3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임 전 의원은 조만간 민주당 입당을 검토하고 있다. 자천타천 출마가 거론되는 인사만 대략 20여명을 넘는다. 선거전 초반이지만 '여소야다(與少野多)' 양상이 뚜렷하다.

이처럼 야당 인사들의 도전이 거센 것은 이 지역이 그동안 민주당의 텃밭으로 분류돼온 곳인 데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1,2위 후보 간 표차가 1900여표에 불과할 만큼 초박빙 승부를 예고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곳 선거에서 바람을 일으켜 수도권 민심을 움직이는 한편 내년 지방선거 전초전으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각 당에선 예선 통과가 본선보다 더 어렵다는 말들이 나온다.

여당인 한나라당도 호남 출신의 김덕룡 대통령국민통합특보 등 거물급 인사의 전략 공천을 검토하고 있다. 선거전이 초반부터 과열되면서 후유증이 예상된다. 전략공천 논의가 내홍으로 번질 조짐이다. 최악의 경우 일부 후보의 탈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예비후보들은 벌써부터 "정치투쟁꾼이 아닌 지역일꾼을 뽑아야 한다(이진동 후보)" "낙하산 출마가 선거에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민주 김재목 당협위원장)"며 전략공천 움직임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한나라당에선 친이 · 친박 사이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것도 난제다. 친박진영 일각에선 홍장표 전 의원이 친박계라는 점을 들어 기득권을 주장하기도 한다. 홍 전 의원의 부인이 막판 출마를 준비 중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준혁/김형호/김유미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