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141일 동안 억류됐던 미국 커런트TV 소속 여기자들 가운데 한 명인 한국계 유나 리가 11일(미국 현지시간) 자신의 석방을 위해 애써준 사람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유나 리는 자신의 석방을 위해 만들어진 웹사이트(LauraAndEuna.com)에 올린 글을 통해 "충격적인 경험에서 벗어나 집으로 돌아온 지 5일째"라며 "딸 하나와 함께 계란 프라이를 만들고 하나의 머리를 빗겨 주고 옷을 입혀 학교에 보내며 하나와 함께 뛰며 춤추기도 했다"며 자신의 근황을 소개했다.

유나 리는 "남편 마이클과 하나와 저녁식사 후 집 주변을 거닐었고 마이클과 카페에 가서 서로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으며 교회에서 찬송가를 부를 수 있었다"며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집에서 가족과 함께 하며 이것이 현실이라고 느낄 때마다 밤새워 기도해준 사람들, 우리와 정부에 편지를 보내고 우리 기사를 읽고 걱정하며 로라와 내가 집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준 사람들을 생각하게 된다"며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그는 "우리가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당신들이 노력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았기에 북한에서 하루하루를 버틸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집으로 돌아와 가족과 포옹한 뒤 자신을 도와준 사람들에게 일일이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인터넷 서핑을 하며 블로그와 기사 등을 살펴보다보니 또다시 가족과 멀어지는 것 같아 당분간은 가족들에게 보다 충실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유나 리는 "하나는 아직도 엄마가 직장에 갈 때면 불안해한다"며 "오늘은 내게 '엄마, 집에 오라고 하면 제발 집으로 와줘요'라고 했고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에게는 '말을 듣지 않으면 엄마가 공항으로 가버릴거야'라고 했다"며 딸을 걱정했다.

그는 "하나가 엄마가 항상 곁에 있다는 것을 진심으로 믿을 때까지 기다리겠다"며 "그러고나서 북한에서의 경험과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고마움을 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나 리는 "(석방 운동에) 동참한 모든 사람들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었던 나는 축복받은 사람"이라며 "당신들의 사랑을 잊지 않을 것이며 '나도 당신들을 사랑해요'라고 말하고 싶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ljglor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