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류자 석방문제 중대기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이르면 10일 북한에 억류된 현대아산 직원 유모씨 석방 문제 등을 협의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대북 소식통은 9일 "현 회장이 최근 북측에 유씨 문제 등을 협의하기 위해 자신의 평양행을 제의, 북측으로부터 동의를 얻었다"며 "이에 따라 이번주 초 경의선 육로를 통해 방북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현 회장은 지난 4일 금강산에서 열린 고(故)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 6주기 행사때 리종혁 북한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유씨 문제의 조기 해결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이날까지 억류 133일째를 맞는 유씨 문제는 이번 주초 중대 기로에 설 전망이다.

현 회장이 방북기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접견할지 여부 등은 미정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현 회장은 앞서 2007년 11월2일 방북, 김 위원장을 만난 바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현 회장의 방북 계획에 대해 "현재 확인해 줄 수 있는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현 회장의 평양행과는 별개로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이 10일 오전 개성공단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현대아산은 밝혔다.

조 사장은 개성에서 유씨 문제와 관련, 북측과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개성공단에서 근무 중이던 유씨는 지난 3월30일 체제비난, 여종업원에 대한 탈북책동 등 혐의로 북한 당국에 체포된 이후 이날까지 133일째 외부인 접견을 하지 못한 채 억류돼 있다.

조사개시 후 북측은 5월1일 개성공단 감독기구인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이하 총국) 대변인을 통해 유씨가 "(북한) 체제를 악의에 차서 헐뜯으면서 공화국의 자주권을 침해하고 해당 법에 저촉되는 엄중한 행위를 감행했다.

해당 기관에서는 현재 조사를 계속 심화하고 있다"며 처음 입장을 밝혔다.

이어 총국은 같은 달 15일 남측에 보낸 통지문에서 유씨에 대해 "현대아산 직원의 모자를 쓰고 들어와 우리를 반대하는 불순한 적대행위를 일삼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되어 조사를 받고 있는 자"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 후 6~7월 세차례 열린 개성공단 실무회담에서 우리 당국은 유씨의 상태와 소재지 등을 알려달라고 요구했으나 북측은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이동경 조준형 기자 hopema@yna.co.kr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