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재보선까지 80일이라는 시간적 여유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9일 현재까지 확정된 10월 국회의원 재선거 지역은 경기 안산.상록을, 경남 양산, 강원 강릉 등 3곳에 불과하지만, 빅매치 성사 가능성 등과 맞물려 신경전이 한창이다.

4.29 재보선 이후 반년만에 치러지는 여야간 선거대결이라는 점 외에도 집권여당인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 출마에 따른 여권 역학구도 변화, 친노(친노무현) 인사의 출마 여부 등 대형 이슈가 많다.

◇경남 양산 = 한나라당 지도체제 변화, 정권 심판론, 전.현 정권의 대결 가능성 등으로 가장 주목받는 지역구이다.

우선 박희태 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당내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박 대표는 양산에 전셋집을 얻는 등 출마 채비를 서두르고 있지만, 대표직 사퇴 등에 대한 내부 교통정리는 덜 끝난 상태다.

당 지도체제 변화에 대한 입장차로 친이(친이명박)계는 `대표직 사퇴후 출마'를, 친박(친박근혜)계는 `대표직을 유지한 채 출마'를 각각 주장하는 있어 갈등이 증폭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한 김양수 전 국회의장 비서실장을 비롯한 3명이 한나라당 예비후보로 등록한 데다, 친박 후보임을 내세우고 있는 유재명 전 해양연구원 책임연구원이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어 공천 진통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양산 재선거에서의 `야권 대연합'도 주요 관심사다.

박희태 대표의 출마는 대표직 사퇴 여부를 떠나 정권심판론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친노 인사를 중심으로 한 야권 대연합 성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치에 뜻이 없다'는 강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 영입 문제를 놓고 고심중이며,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 송인배 전 청와대 시민사회조정비서관 등 참여정부 인사들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만약 문재인 전 비서실장이 출마를 선언할 경우 경남 양산에서는 이른바 전.현 정권의 '빅매치'가 이뤄지게 된다.

◇안산.상록을 = 민심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수도권에서의 현재까지 유일한 재선거 지역이다.

따라서 여야 어느 쪽에서도 `유력 후보'를 내세우지 못한 채 상대당에 대한 눈치보기를 진행중이다.

한나라당에서는 이진동 전 안산.상록을 당협위원장을 비롯한 4명이 이미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하지만 수도권 선거가 갖는 파급력을 감안, 김덕룡 대통령 국민통합 특보를 비롯한 거물급이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안산.상록을 탈환을 내건 민주당에서는 김재목 안산.상록을 지역위원장이 이미 입후보한 상태다.

여기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희정 최고위원이나 전해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발탁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무소속으로 예비후보 등록을 한 임종인 전 의원의 민주당 입당 가능성도 제기된다.

◇강원 강릉 = 강릉은 전통적인 한나라당의 텃밭이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누가 한나라당 후보로 결정될지가 최대 관심사다.

이 과정에서 친이.친박 인사간, 또한 청와대 한식구간 물밑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친박 인사로 분류되는 심재엽 전 의원이 이미 출사표를 던졌으며, 청와대 김해수 정무비서관, 권성동 법무비서관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강릉에서 8, 14, 16대 의원으로 당선됐던 최돈웅 전 의원이 복귀할지도 주목된다.

아울러 민주당에서는 홍준일 전 청와대 행정관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으며, 권오규 전 경제부총리의 이름도 민주당 일각에서 거론된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 강병철 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