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향후 대비', 민주 `장외 투쟁'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각기 다른 여름나기를 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달 22일 강행처리된 미디어법 '원천무효'를 위한 거당적 장외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반면 한나라당은 지도부의 민생행보 속에 다수 의원들은 지역구 를 챙기며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체력을 보강하고 있다.

◇한나라당 = 미디어법 재투표.대리투표 의혹을 둘러싼 민주당과의 격한 공방에서 한발 물러나 `체력 비축'에 집중하고 있다.

미디어법 강행처리의 여진이 소멸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민생챙기기와 휴식, 의원외교 등을 통해 그동안 소진한 힘을 재충천, 9월 정기국회와 10월 재보선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당 지도부가 `8월 한달간 의원 1인당 1곳 이상의 민생현장 방문, 1건 이상의 민생법안 발의'라는 다소 느슨한 지침을 정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에 따라 소속 의원들은 그동안 미뤄온 해외 및 지역구 활동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은 8일부터 대통령 자원협력 특사 자격으로 남미를 방문하며, 안상수 원내대표와 진수희 여의도연구소장 역시 대통령 특사로서 각각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에콰도르와 콜롬비아를 찾는다.

당 관계자는 "하한정국을 맞아 5일 현재 해외를 찾은 의원은 10여명"이라고 밝혔다.

개인 자격으로 해외 일정을 진행중이거나 계획하고 있는 의원들도 상당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한나라당은 여름휴가철이 끝나는 이달 중순 이후 청와대발(發) 개각을 시작으로 여권 쇄신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점에서 이에 촉각을 세우는 분위기다.

또한 민주당의 장외투쟁에 대해서도 연일 "국회로 복귀하라"는 촉구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민주당 = 지난달 28일 본격적인 장외투쟁을 선언한 이후 전국을 순회하면서 미디어법 무효화를 주장하고 있다.

하한 정국에도 불구, 거리로 나서는 총력 투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정세균 대표는 서울에서 출발, 한나라당의 텃밭인 부산과 대구를 거쳐 현재 텃밭인 호남을 순회 중이다.

5일 목포에서 가두홍보전에 나설 예정인 정 대표는 6일엔 광주 금남로에서 대규모 집회를 벌일 계획이다.

정 대표에게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한 민주당 의원들은 휴가를 반납한 채 각자 지역구에서 장외투쟁을 벌이고 있으며 상당수 의원들은 당 지도부의 전국 순회에 동행하고 있다.

이번 호남행에는 박주선 최고위원을 비롯해 유선호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이낙연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장, 강운태, 김성곤, 우윤근, 서갑원 의원 등이 동행했다.

6일 광주 금남로 집회엔 타지역 의원까지 포함해 모두 50여명의 의원들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투톱인 이강래 원내대표는 장외투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정 대표와 별개 일정으로 가두홍보전을 벌이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당 지도부 대부분이 호남투어에 나선 전날 수도권인 용인 보정역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미디어법 무효를 주장했다.

이 원내대표는 5일엔 의정부와 양주에서 가두홍보전을 벌일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김범현 기자 koman@yna.co.kr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