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쯤 평양 순안공항 도착 예정
"여기자 석방위해 북과 교섭할 것"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억류돼있는 여기자 2명의 석방을 위해 방북길에 오른 것으로 4일 알려졌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탑승한 전세기는 이날 낮 12시~12시30분 사이 북한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은 지난 1990년대 제1차 핵위기 당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전격 방북으로 북미간 대결국면이 협상국면으로 전환된 것과 유사한 맥락이어서 향후 북미 관계의 추이가 주목된다.

특히 과거 재임시절 북미 공동성명을 발표하는 등 북한과의 관계정상화에 적극 나섰던 클린턴 전 대통령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회동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관계에 정통한 고위 소식통은 "클린턴 전 대통령이 북한측과 여기자 석방 교섭을 위해 방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는 서울의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현재 관련 사실에 대해 한국측은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평양에서 북한 측 당국자들과 협상을 벌인 뒤 여기자 2명의 석방이 조기에 성사될 경우 이들과 함께 귀국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북한은 최근 뉴욕 채널을 통해 여기자 문제와 관련, 집중적인 협의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북한 측은 여기자 석방 교섭을 위해 과거 유사한 사례를 거론하며 클린턴 전 대통령이나 각료 이상의 고위급 현직 관료를 평양에 보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이에 대해 정치현안과 여기자 문제는 분리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개진하면서도 북한이 요구한 고위급 특사에 대해 적극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케이블방송 '커런트TV' 소속 중국계 미국인 로라 링과 한국계 미국인 유나 리 등은 지난 3월17일 중국과 북한 국경지대에서 취재하다가 북한에 억류돼 있는 상태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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