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검증받겠다"…'돌발 의혹' 여부 주목

김준규 검찰총장 내정자가 29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 청사에 마련된 임시 사무실로 출근해 다음달 있을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에 들어감으로써 향후 어떠한 의혹들이 청문회의 쟁점으로 부상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김 내정자는 총괄자료제출팀과 신상팀, 리허설팀, 비전팀 등 4개팀 20여명으로 짜인 청문회 준비단의 지원을 받아 모든 의혹에 당당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준비단은 일단 겉으로 드러난 김 내정자의 재산 형성과정과 병역관계 등에서 큰 문제가 없다고 자신하고 있다.

천성관 전 검찰총장 후보가 청문회 문턱을 넘지 못해 낙마한 이후 전례 없이 철저한 인사검증 절차를 밟아 김 내정자가 발탁됐다는 점도 낙관론의 배경이다.

김 내정자 자신도 29일 출근길에 만난 기자들에게 인사청문회 통과를 낙관했다.

청문회 부담이 없느냐는 질문에 "부담이 없다.

검증을 너무 철저히 했고 내 것을 다 보여줬다.

숨기는 것이 없는 만큼 다 드러내고 100% 검증받겠다.

25년 검사 생활을 하면서 잘못을 저지른 적이 없다.

당당하게 대응하겠다"라고 답변한 것.
김 내정자와 관련해 지금까지 불거진 주요 의혹은 호화 스포츠를 즐기고 미모의 여성들과 어울려 다녔다는 것 등이지만 준비단은 대부분 모함이거나 사실 관계가 부풀려진 것이어서 대수롭지 않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김 내정자가 요트와 승마 등을 즐기고 외국인이 주로 회원인 스포츠클럽의 회원권(7천만원 상당)을 보유하는 등 서민과 다소 거리가 먼 삶을 살았다는데 초점을 맞춰 공세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8억여원의 예금을 포함해 총 23억여원에 달하는 김 내정자의 재산형성 과정도 집중적으로 캘 것으로 예상한다.

김 내정자는 이러한 의혹에 대해 29일 조목조목 해명하거나 반박했다.

그는 이날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술과 골프를 하지 않는 대신 각종 스포츠를 즐긴다.

요트와 승마는 기회가 닿아 저렴한 비용으로 배웠는데 호화 스포츠만 하는 것처럼 비치는 부분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부산고검장 시절 관내에서 아시아ㆍ태평양지역 고위급 검사회의를 열면서 요트협회의 지원을 받아 참석자들을 요트 관광시켰던 것을 계기로 5주간 세일링요트를 배웠다"며 호화요트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승마를 즐겼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올해 대전고검장을 하면서 대전시장의 권유로 시가 운영하는 승마장에서 1만원권 티켓 20장을 끊어 승마를 배웠다"며 해명했다.

일반 서민의 눈높이에서 평가 잣대를 들이대도 크게 문제 될 게 없다는 것이다.

김 내정자가 가장 황당해하는 대목은 `미스코리아 출신들과 어울린다'는 괴소문이다.

그는 지난 5월8일 오후 7시부터 열린 2009미스코리아 대전ㆍ충남선발대회에 모 언론사의 초청을 받아 심사위원으로 참석한 게 전부이고 염문설은 사실무근이라고 단언했다.

지금까지 불거진 의혹은 대부분 해명됐음에도 인사청문회를 무사히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게 법조계 주변의 중론이다.

천성관 전 검찰총장 후보를 낙마시킬 정도의 막강한 정보력을 발휘한 야권이 이번에도 김 내정자의 약점을 잡아낼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검찰총장직을 수행하는데 걸림돌이 될 정도의 부조리나 비리가 아직 발견되지 않았지만, 인사청문회가 임박할수록 새로운 의혹이 얼마든지 제기될 수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noano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