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은 중환자실에 입원 중인 김대중 전 대통령이 29일 치료 장기화에 대비해 간단한 기관 절개 수술을 받았다고 밝혔다.

병원 관계자는 "지난 23일 폐색전증으로 인공호흡기를 재부착한 지 1주일이 되면서 김 전 대통령이 불편해하고 기도에 염증이 생길 것을 우려,목젖 근처를 절개하고 입으로 넣은 인공호흡기 튜브를 기관에 직접 삽입하는 수술을 했다"며 "인공호흡기 부착 환자에 으레 있는 일로 병세가 위중해진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기관에 이상이 생긴 것이 아니라 통상 환자의 치료가 길어지면 입에 부착한 호흡기를 떼고 기관 절개 수술로 갑상선 밑의 목을 통해 산소를 공급한다"고 설명했다.

수술은 이날 오후 4시15분에 시작돼 30분 만에 성공적으로 끝났다. 김 전 대통령 측의 최경환 비서관은 "수술 후 마취 상태에서 바로 깨어나셨고 의식도 있는 상태다. 체온 혈압 등 생체지표도 정상 범위 내에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병원 측은 김 전 대통령이 그동안 신장 투석을 받았고,심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이 있었던 점을 고려해 병세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