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그동안 대폭 축소를 추진해 왔던 국군체육부대(상무)의 종목과 인력을 현 수준으로 유지키로 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28일 "국방부와 체육계가 국군체육부대 축소 여부를 놓고 대립해 왔으나 여러 현실적 여건을 고려한 결과 국군체육부대의 운용 종목과 인력을 줄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정은 국군체육부대 운용 예산 가운데 많은 부분을 국방부 예산이 아닌 문화체육 관련 예산으로 충당하는 조건을 전제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지난달 중순 내놓은 '국방개혁기본계획 수정안'을 통해 현재 25개인 국군체육부대 종목을 2014년까지 5개로 줄이겠다고 발표했었다. 국방부 안대로 하면 야구 축구 농구 등 이른바 '메이저 스포츠'가 국군체육부대에서 퇴출되고 600여명 수준인 부대 인력도 150여명으로 줄어든다. 이에 체육계는 "우리나라 체육의 국제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비합리적 안"이라며 강하게 반발해 왔다.

청와대는 양측의 대립이 격화되자 국방부와 체육계를 상대로 조율에 나섰고 결국 진통 끝에 부대 규모만큼은 일단 현 수준을 유지하자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국방부는 현행 25개 종목 중 군 특성에 부합하다고 보는 육상,수영,태권도,사격,바이애슬론 등 5개 종목의 예산은 부담하되 나머지 예산은 부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 등이 나머지 20개 종목을 위탁 관리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