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연조사도 '빨간불'..수도권도 하락 비상

한나라당이 미디어법 처리 이후 당 지지율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 상징 법안인 미디어법을 어렵게 통과시켰지만 자칫 후폭풍이 불지나 않을까 우려하며 여론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
28일 윈지코리아컨설팅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5-26일 전국 성인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한나라당 지지도는 26.6%, 민주당은 24%를 각각 기록했다.

한나라당이 여전히 2.6% 포인트 앞서긴 했지만 미디어법 통과 이전의 30% 초반대에 비해선 크게 떨어진 것이다.

특히 지난 25일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리서치플러스의 여론조사에선 한나라당 지지율이 23.9%에 그쳐 민주당의 28.1%에 비해 낮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정국 당시의 지지율 역전현상이 다시 나타난 것이다.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의 최근 조사에서도 지지율 하락현상이 확인됐다.

여연 조사에선 여전히 한나라당이 민주당을 앞섰으나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빠지면서 양당간 격차가 크게 좁혀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영남과 함께 최대 지지기반인 수도권에서의 하락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나라당 지지율 하락세는 이번 미디어법 파동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미디어법 강행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폭력사태 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퍼지면서 당 이미지가 실추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당 일각에선 벌써부터 미디어법이 국정장악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는 것이 아니라 되레 발목을 잡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박희태 대표가 전날 의원총회에서 "주말 여론조사 결과 수도권 등 우리의 전통적인 지지기반에서는 조금도 흔들림이 없었다"며 애써 의미를 축소하고 나선 것도 이런 당내 분위기와 맥이 닿아 있다는 지적이다.

한나라당은 앞으로 지지율 반전을 위해 대대적인 여론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재투표.대리투표 공격을 `소모적 정치공세'로 일축만 하다가는 여론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적극적 대응전략을 구사하며 대야(對野) 반격에 나설 태세다.

원내지도부가 이날 민주당의 `투표방해' 행위에 대한 사안별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힌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당 관계자는 "당 지지율 하락세가 분명해 보인다"면서 "더 늦기 전에 경각심을 갖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심인성 기자 si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