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평양 금성네거리에 지난달 초 '속성음식 센터'(패스트푸드점)인 삼태성청량음료점이 문을 열었다고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가 25일 전했다.

평양 모란봉구역 긴마을 2동, 4.25문화회관과 사거리를 사이에 두고 인접하는 건물 2층에서 영업 중인 이 가게는 "새것에 민감한 시민들 속에서 화제를 모으는 속성음식 센터"라고 신문은 소개했다.

신문은 이 가게의 "협조대상"이 "워흘(와플) 판매점을 운영하는 싱가포르의 기업"이라고 밝히면서도 "싱가포르측은 설비만 제공하고 노력과 음식의 원자재는 모두 조선(북)측에서 해결하고 있다"고 말해 북한식 패스트푸드점인 점을 강조했다.

종업원들은 개업에 앞서 싱가포르측이 파견한 담당자로부터 "요리기술과 봉사방법에 관한 견습"을 받았지만 "요리의 맛"은 품평회를 거듭해 북한 주민의 구미에 맞게 다시 개발했다.

신문은 이 가게가 "언뜻 보기에는 차림표나 음식점의 내부장식 등이 다른 나라들에 있는 햄버거 전문점의 인상과 비슷"하기 때문에 평양 주재 외국 특파원들의 소개기사를 근거로 "일부 언론들은 마치나 조선에 맥도날드와 같은 서양식 식생활 문화가 유입된 것처럼 보도하였는데 실상은 전혀 다르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삼태성청량음료점의 지향은 남들의 모방이 아니라 조선식 속성음식 센터로서의 발전"이라며 "현지화" 노력을 거듭 강조했다.

가게의 차림표는 햄버거 대신 '다진 소고기와 빵', 와플 대신 '구운빵지짐'이라는 표현을 쓴다.

다른 메뉴는 100% 광어로 만든 '다진 물고기와 빵', 지방이 많은 음식을 싫어하는 손님을 위한 '남새(채소)와 빵'이 있으며 '다진 소고기와 빵+감자죽+김치'로 된 '정식' 메뉴도 있다.

음료는 "각종 탄산물"과 '금강생맥주'를 제공한다.

"인민들이 편안히 먹을 수 있는 수준"에서 책정된 음식 가격은 다진 소고기와 빵이 190원(1.2유로), 금강생맥주가 76원(0.4유로).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영업하며 20대 여성 위주의 종업원 15명은 요리와 서빙을 함께 한다.

메뉴판은 한 달에 한번 갱신되며 앞으로 초승달 모양의 빵 '크로와상'과 '핫 도그' 등이 추가될 예정이다.

신문은 특히 "이용자들에게 참신한 느낌을 주고 있는 것은 음식점의 내부장식과 같은 겉보기보다 누구나가 짧은 시간에 손쉽게 식사할 수 있게 한 새로운 봉사방식"이라며 "'속성음식'이라는 조어 자체가 이번에 새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가게는 "국내의 원자재를 쓰면서 인민들이 처음 보는 요리, 간편한 식사차림표를 연달아 내놓게 될 것"이라며 "가까운 시일 내에 평양 시내에 분점을 개업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신문은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z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