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 통해 경제회생 자신감 확보

글로벌 경제 위기와의 전쟁에서 첨병으로 나선 청와대 비상경제상황실 직원들이 단체로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하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비상경제상황실 관계자는 23일 "이수원 실장이 이끄는 마라톤팀이 오는 10월 25일 열리는 춘천마라톤대회 참가를 신청했다"고 말했다.

코스가 아름답기로 소문난 춘천마라톤은 아마추어도 참가할 수 있지만 42.195㎞ 풀코스만 열리기 때문에 웬만한 실력으론 도전할 엄두를 못내는 대회다.

비상경제상황실 직원 15명 중 여직원 1명을 포함해 12명이 참가 신청을 마쳤는데, 18년 경력의 `마라톤 마니아'인 이수원 실장을 제외하면 아직 아무도 풀코스를 완주한 경력이 없는 초심자들이어서 두려움만큼 각오도 남다르다.

이들은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하게 된 이유로 우선 건강을 꼽았다.

지난 1월 초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로 비상경제상황실이 만들어진 이후 두 달 가까이 매일 15시간 이상을 지하벙커(워룸)에서 근무하다 보니 건강이 급속도로 나빠졌기 때문이다.

이대로 가면 경제 위기와도 싸울 수 없다고 생각한 이 실장은 매주 토요일 오전 희망자 8~9명을 모아 양재천변 12~15㎞의 코스를 함께 뛰기 시작했다.

1시간 30분 정도를 뛰고서 오후에 지하벙커에 모여 다시 업무에 집중한다.

참여하는 직원들의 건강이 조금씩 나아지자 마라톤팀 참여자가 12명까지 늘어났다.

지난 5월엔 서울신문 하프마라톤대회에 출전했고 춘천마라톤 출전을 한 달 앞둔 9월 말에는 인천대교 개통기념 마라톤대회(10㎞ 코스)에 나가서 컨디션을 점검할 계획이다.

풀코스 도전의 또 다른 이유는 경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의지와 자신감을 확고히 다지기 위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상경제상황실 관계자는 "완주의 고통을 이겨내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비상경제상황실 직원들의 마라톤 풀코스 도전을 독려한 이 실장은 풀코스를 14차례 완주하면서 3시간 38분의 최고 기록을 낸 준프로급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