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사령관 언급.."北-미얀마 협력 우려"

티머시 키팅 미국 태평양사령부 사령관은 22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후 벌어질 권력승계의 불확실한 상황에 대비해 다양한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키팅 사령관은 이날 미 국방부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우리(태평양사령부)는 주한미군 등과 함께 북한에서 불확실한 권력승계가 이뤄질 경우 (미국) 대통령이 명령만하면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계획들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키팅 사령관은 김정일 건강이상설 및 권력승계에 따른 미국의 대비책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그(김정일)가 통치권을 이양하거나 더 이상 통치를 할 능력이 없을 경우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대해서는 모른다"면서 이같이 답했다.

미군 고위 관계자가 북한의 권력승계 불확실성에 대비한 미군의 옵션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기는 처음이다.

그는 "김정일이 (권력을) 떠나는 것이 미국의 안보위기를 반드시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우리도 그러지 않기를 희망한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만일 그렇게 될 경우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김정일 건강상태에 대해 정확히 모른다면서도 "그가 건강의 변화로 고생하고 있는 것은 명확하다"고 지적한 뒤 "겉보기에는 신체적으로 1년 전에 비해 요즘 다른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국무부, 국방부, 정보기관들 및 동맹국 등과 긴밀한 협의 속에 연구중인 여러 옵션들을 갖고 있다"면서 "우리는 한국과 국무부 등과의 협조 속에 광범위한 옵션들을 수행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김정일의 지위 변화가 군사적 대비태세의 변화를 불러올 것임을 시사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다만 군사적 대비태세의 가능한 변화에 대해 계획하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의 불확실성에 대비한 계획을 준비하는 일은 정적인 것이 아니라 역동적으로 계속되는 과정이라면서 "북한의 상황을 항상 주의깊게 주시하고 있다"고 밝혀 대북 옵션이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키팅 사령관은 또 최근 미국 내 우려가 점증하고 있는 북한과 미얀마간의 핵기술 이전문제와 관련, "과도하지 않은 수준(moderately)에서 우려를 하고 있다"면서 "버마(미얀마)가 북한의 상품이나 지원을 받는다면 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해 매우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버마를 포함한 일부 나라들과 북한간의 해.공로를 통한 이동이 있다"면서 "우리는 이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그는 북한으로 돌아간 강남1호 외에 다른 수상한 북한 선박을 미군이 추적한 것은 없느냐는 질문에 "구체적인 것은 언급하지 않는 것이 낫겠다"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뒤 "우리는 유엔 결의를 위반할 수 있는 어떤 종류의 선박도 추적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얀마로 향하는 것으로 추정됐던 강남1호에 실린 화물의 내용과 갑작스런 북한 회항의 이유에 대해서는 모르겠다면서 "우리는 대통령이나 장관의 어떤 지시도 실행할 준비가 돼 있었다"고 전했다.

(워싱턴연합뉴스) 황재훈 특파원 jh@yna.co.kr